세계적으로 '위고비' 신드롬이 불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기존 NASH 치료제나 당뇨치료제로 개발하던 후보물질 영역을 비만치료제로 확대해 새로운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작년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삭센다'가 매출 589억원으로 점유율 35%을 기록, 4년 연속 1위를 지켰다. 2위는 '큐시미아'로 매출 301억원을 차지했다. 알보젠코리아가 2019년 말 종근당과 공동판매 계약을 맺고 판매하고 있다.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작년 1757억원으로 전년 대비 22.4% 성장했다. 2019년 1341억원 규모를 형성한 이후 4년 연속 최고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비만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비만 때문에 병원을 찾은 환자가 2017년 1만4966명에서 2021년 3만170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해당 기간 중 비만으로 인한 병원 입원환자 비중도 병원 진료 환자의 약 5%를 차지했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비만치료제에 대응하는 기업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7월 당뇨병 치료제로 일주일에 한 번 주사형태로 투여하는 '에페글레나타이드' 적응증을 비만으로 변경해 국내 임상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식약처에 제출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GLP-1 유사체다. 한미약품은 한국인 맞춤형 GLP-1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당뇨병 임상 3상에서 약 5%의 체중감소 효과를 보였다.
일동제약은 지난 5일 식약처로부터 대사성 질환 신약 후보물질 'ID110521156'과 관련한 임상시험용 신약(IND)과 임상 1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향후 제2형 당뇨병과 비만 등을 타깃으로 한 경구용 신약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ID110521156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약물이다. GLP-1 호르몬과 동일한 기능을 갖는 신규 화합물로 생물학적 제제 기반 약물에 비해 저분자 형태여서 물질 구조상 안정적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동아에스티는 미국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와 함께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DA-1726'을 개발하고 있다. 전임상 연구 결과 비만 동물모델 평가에서 체중감소 효과를 보였다. 뉴로보는 올 하반기 중 글로벌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제출할 계획이다. 동아에스티는 비만치료제와 당뇨병으로 적응증을 확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대원제약은 라파스와 공동 개발 중인 마이크로니들 패치형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DW-1022'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식약처에 신청한 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DW-1022는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를 마이크로니들 패치 제형으로 바꾼 치료제다.
대원제약은 국내 바이오 기업 팜어스 바이오사이언스와 GLP-1 기반 당뇨·비만치료제 공동 개발과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 팜어스의 삼중작용제(GLP-1·GIP·GCG)를 평가해 최종 후보물질을 도출할 계획이다. 비만과 각종 대사질환 치료제로 활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바이오 기업들도 비만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사 지아이바이옴과 다중 표적 항체기반 플랫폼 기업 프로젠은 차세대 비만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프로젠의 비만치료제 후보 물질과 지아이바이옴의 항비만·대사질환 마이크로바이옴 간 병용연구를 한다. 특히 복부지방과 내장지방 감소 효과를 높인 차세대 비만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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