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서울사랑상품권 운영대행 사업자 공모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 신한 컨소시엄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다수 금융사가 수주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
그런데 모두에게 잊혀지고 있는 결제 인프라가 있다. 바로 제로페이다.
과거 중기부와 서울시가 한국형 결제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 제로페이를 도입했고, 다수 지자체가 참여하면서 지역 상품권 발행 인프라로 제로페이 플랫폼을 활용했다.
좀더 사업영역 확장을 위해 정부 주도에서 민간 '간편결제진흥원'까지 설립했고, 수백명 이상의 인력이 진흥원으로 이직했다. 하지만 현재, 간편결제진흥원은 그야말로 풍비박산 처지에 놓였다.
수만개의 가맹점을 보유하고, 각종 결제 서비스를 선보이며 활약했던 제로페이의 브랜드는 사라지다시피했다. 전 정권의 소유물로 낙인이 찍히며, 제로페이는 사라질 위기다. 제로페이에 참여했던 금융권과 빅테크 등도 속속 정권의 눈치를 보며 관계를 끊기 바쁘다.
제로페이가 보유한 지급결제, 상품권 발행 노하우와 인프라는 객관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다양한 국제 결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고. 국내를 너머 해외 QR결제 등 간편결제 플랫폼까지 융합한 혁신 인프라다.
그냥 방치한다면, 국가적 낭비다.
이제 정부는 제로페이의 껍데기보다 속 내용물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
정부 산하기관에서 제로페이 인프라를 흡수해 운영한다거나. 금융사등이 연합해 제로페이 인프라를 공동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중기부와 서울시는 제로페이 인프라 활용방안을 즉시 강구하길 바란다.
길재식 기자 osolgil@etnews.com
-
길재식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