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14일째를 맞이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투쟁을 이어가기 위해 체력 소모가 큰 천막에서 실내로 장소를 옮겼다. 몸 상태가 급속도로 나빠질 수 있어 조만간 단식을 중단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 대표 측은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은 13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체온·혈당·혈압 등은 심각한 정도의 비정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국정 쇄신을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선언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상태에 대해 소상히 설명했다. 천 실장은 “통상 단식 10~14일을 넘기면 의학적으로 불가역적 손상이 온다는 것을 감안하면 한계에 온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저체온증 등으로 인한 신체 기능 저하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단식 7일째 검사에서부터 전해질 불균형이 보이기 시작했다. 부정맥 빈도가 높아졌고 체중감소도 상당하다”며 “의료진은 지금이라도 단식 중단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며 앞으로 심각한 이상소견이 발생할 경우 즉각 단식 중단을 강력하게 권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당내에서도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만 해도 최고위원들과 더좋은미래, 초선의원 모임, 민평련 소속 국회의원 등이 이 대표를 찾아 단식 중단을 건의하기도 했다. 초선의원과의 간담회에서 이용빈 민주당 의원은 “혼자를 위해 단식하는 게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오직 국민 삶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며 이 대표의 단식 중단을 촉구했다.
이 대표의 건강 상태는 지난 10일 오후부터 급속하게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 대표는 이날부터 단식투쟁 장소를 국회 본청 앞 천막이 아닌 당대표실로 옮겼다. 아울러 최근에는 공개회의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당내 일각에서 고비가 왔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이 대표는 단식을 최대한 이어갈 계획이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만나 “이 대표가 단식 장소를 천막에서 당대표실로 옮긴 것은 단식을 그만두겠다는 것이 아니라 이를 이어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