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당한 반 고흐 그림, '예술계 인디아나 존스'가 찾았다

3년 만에 되찾은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봄의 정원'을 들고 있는 예술 탐정 아서 브랜드. 사진=아서 브랜드 X 캡처
3년 만에 되찾은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 '봄의 정원'을 들고 있는 예술 탐정 아서 브랜드. 사진=아서 브랜드 X 캡처

네덜란드 미술관에서 도난당한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이 3년 만에 돌아왔다.

이전에 살바도르 달리, 피카소 등 거장들의 작품을 찾아내는 데 도움을 줬던 '예술계 인디아나 존스' 아서 브랜드가 이번에도 활약했다.

12(현지시간) 미국 CBS 뉴스,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 북동부 흐로닝언주(州)에 있는 흐로닝언 박물관은 반 고흐의 작품 '봄의 정원'(Spring Garden)이 도난 3년 만에 돌아왔다고 발표했다.

박물관 측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좋은 소식”이라며 “그림이 손상되긴 했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양호한 상태”라고 전했다. 현재는 암스테르담 반 고흐 박물관이 이 작품을 임시 보관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로 25cm, 세로 57cm 크기의 '봄의 정원'(1884)은 반 고흐가 부모님이 살던 네덜란드 마을 뉘넌에 있는 한 교구의 정원 풍경을 담은 작품이다. 교회 탑을 배경으로 나무로 둘러싸인 풍경이 묘사되어 있다. 추정 가치는 300만~600만 유로(약 42억~85억원)다.

이 작품은 2020년 3월 30일, 네덜란드 싱어 라런 미술관이 반 고흐의 생일을 기념한 특별전을 위해 대여했을 때 도난당했다. 도둑은 새벽에 망치로 미술관 유리문을 부수고 침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출신 도둑은 몇 달 후 네덜란드에서 17세기 거장 프란스 할스의 작품을 훔쳤다가 붙잡혔다. 당시에도 반 고흐의 '봄의 정원'을 소유하고 있던 도둑은 형량을 낮추기 위해 장물로 그림을 넘겼고, 이후 여러 범죄조직을 돌아다니면서 행방이 묘연해졌다. 범인은 이후 재판에서 8년형을 선고받았다.

일련의 과정을 밝혀낸 것이 바로 아서 브랜드다. 예술 탐정으로 활약하고 있는 그는 네덜란드 경찰과 협조해 범죄 조직들에 접근했고, '완벽한 비밀'을 유지하는 대가로 작품을 받아낼 수 있었다.

자세한 내막을 밝힐 수 없다고 말한 브랜드는 “11일 신원을 밝히지 않은 한 남성이 이케아 가방에 베개와 함께 그림을 넣어 건넸다”며 “그 남성은 그림을 받아드는 과정에서 손가락이 베여 베개는 피로 물들어 있었다”고 전했다.

브랜드가 현지 방송사에 제공한 영상에는 이케아 가방을 받아 든 그가 그림을 확인한 뒤 놀라는 모습이 생생하게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작품은 반 고흐 미술관에서 복원하고 있다. 다시 전시되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박물관 측은 도난의 충격으로 다시는 미술품을 대여해 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