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방문하는 당일치기 관광객은 5유로(약 7천원)의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
이탈리아 안사(ANSA)통신은 베네치아 시의회가 12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의 입장료 징수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시의회는 내년 봄과 여름 주요 공휴일을 전후해 시범적으로 해당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며, 겨울철 비수기에는 입장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세계적인 관광지 중 하나인 베네치아는 코로나19 이후 오버투어리즘(과잉관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방문한 관광객은 500만 명에 이르며, 집값과 생활 물가가 치솟으면서 기존 주민들이 베네치아를 떠나기에 이르렀다.
이번 조치는 관광객들이 한산한 평일에 방문하도록 유도해 관광객을 분산시켜 과잉관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관광객 과밀 현상만 초래할 뿐 지역 경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당일치기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며, 숙박하는 관광객은 별도의 QR코드를 받아 입장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베네치아시 경찰은 무작위로 사람들을 검사해 해당 QR 코드가 없을 경우 50유로(약 7만원)에서 300유로(약 42만원)의 벌금을 부과할 예정이다.
시모네 벤투리니 베네치아 시의원은 “베네치아 거주민들의 권리와 도시를 방문하는 사람들 사이의 새로운 균형을 찾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안사 통신은 이날 시의회에서 법안을 심의하는 동안 약 200명의 시민이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입장료는 우리를 구할 수 없다. 우리는 집과 일자리, 낮은 임대료를 원한다”고 외쳤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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