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재벌' 아르노 “외부인이 '루이뷔통 후계자' 될 수도”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 사진=플리커(Ecole Polytechnique)갈무리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 사진=플리커(Ecole Polytechnique)갈무리

일론 머스크와 세계 최대 갑부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이 자식뿐만 아니라 외부인에게도 '후계자'가 될 기회가 열려 있다고 말했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아르노 회장은 매체와 인터뷰에서 “꼭 내 자식에게 회사를 물려줘야 한다는 법도 없고, 필요도 없다”며 “내 가족뿐 아니라 외부에서라도 가장 뛰어난 사람이 내 후계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노 일가는 현재 총 자산 1967억 달러(약 261조원)로 추정되는 전 세계 2위 갑부다.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2513억 달러; 약 333조원)에 밀렸지만 한 때 머스크를 누르고 전 세계 최고 갑부에 등극하기도 했다.

올해 74세인 아르노 회장은 슬하에 다섯 자녀를 뒀다. 장녀인 델핀(48)은 크리스챤 디올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고, 둘째 앙투안(45)도 LVMH 관련 상장사의 CEO다. 셋째 알렉상드르(30)는 명품 보석 업체 티파니앤코의 부사장, 넷째 프레데릭과 막내 장은 각각 시계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자녀 모두가 LVMH에서 경영 수업을 받고 있지만, 능력이 없다면 자식이라도 회사를 물려줄 수 없다는 것이 아르노 회장의 생각이다.

프랑스 북부의 공업도시인 루베에서 성장한 아르노 회장은 자녀에게 기업을 물려준 사례를 들면서 “자식들이 너무 쉽게 회사를 상속하니 1~2대가 지난 뒤 회사가 무너졌다”고 전했다.

그는 “난 내 자식들이 파티를 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난 자식들에게 일을 시켰다”고 말했다.

테스트의 일환으로 한 달에 한 번 자녀들을 LVMH 본사로 불러 점심을 함께 한다고도 했다. 90분 간의 식사 자리에서 각종 사업 현안과 관련한 자녀들의 의견을 묻고 역량을 평가한다는 것이다.

다만 아르노 회장은 후계자 선정 시점이 근시일안에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이사회를 설득해 회장 정년을 75세에서 80세로 늘린 바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