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애월읍에 위치한 제키스 공장. 들어서자마자 달콤한 냄새가 확 풍겨왔다. 이곳에서는 낱개 포장으로 하루 15만개 초콜릿을 생산한다. 제키스는 대부분 카카오파우더나 팜유 기반으로 만들어지던 제주 감귤 초콜릿에 처음으로 코코아버터를 첨가하면서 제주 감귤 초콜릿의 맛과 품질을 획기적으로 바꾼 회사다. 제키스는 10년 연속 제주도 내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다.
정기범 제키스 대표는 제주 출신이다. 경기도에서 초콜렛 관련 유통업을 하던 중 제주에서 생산되는 초콜릿 품질을 업그레이드해보겠다는 마음으로 2006년 제주에서 사업을 개시했다.
정 대표는 “제주도에서 만들어지는 초콜릿 수준이 카카오분말만 이용한 초콜릿이었다면 제키스 설립 이후부터는 카카오 함량을 높이는 것은 물론, 감귤이나 한라봉 등 제주 특산물과 결합하며 품질력을 높였다”면서 “이런 움직임이 소비자에게 반응이 있었고 안정적으로 가는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제키스는 제주를 기반으로 하는 향토기업이다. 초콜릿에 들어가는 감귤 분말과 필링 등을 전부 도내에서 수급한다. 생산 공정 뿐만 아니라 매출도 상당 부분은 제주를 찾는 여행객에게서 발생한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종료를 전후해 제주도 관광객이 크게 줄면서 제키스를 비롯한 제주 감귤 초콜릿을 생산하는 다수의 업체가 문을 닫는 등 적지 않은 굴곡도 겪었다.
정 대표는 “지난 3년 코로나 시기가 많은 교훈을 줬다”면서 “제주 감귤 초콜릿 생산 업체 6~7개가 난립하다가 코로나 때 생산을 못하는 상황이 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최근 들어서는 면세점이나 공항 판매도 다시 회복되는 분위기”라면서 “제주도가 초콜릿 원산지는 아니지만 제주 가치를 잘 담아내고 품질 경쟁력을 계속 유지한다면 충분히 고디바 같은 해외 유명 초콜릿 브랜드에도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일본 로이스 같은 해외 경쟁업체에도 밀리지 않을 만큼의 품질 경쟁력을 갖춰 해외 시장으로 나아가는 것이 정 대표의 목표다. 실제 제키스는 러시아, 미국 등지로 꾸준히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일본, 중국과도 올해 중 추가 공급을 재개할 계획이다. 실제 제키스 연 매출 가운데 30% 가량이 수출에서 나온다. 초콜릿 뿐만 아니라 제과 등 다양한 분야로 라인업을 확장하는 것 역시 추가 시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정 대표는 “제키스의 감귤 초콜릿, 특히 한라봉 초콜릿은 해외 유명 회사가 만드는 오렌지초콜릿보다 향이 좋고, 오래가고 맛도 있다”면서 “제주의 가치, 제주의 환경을 초콜릿에 녹여 내며 한 발 한 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