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침체 위기에 직면한 신세계그룹이 칼을 빼들었다. 백화점과 이마트를 비롯한 9개 계열사 대표를 교체하고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내년에도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고 시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진영을 재구축해 실적 부진을 타개하려는 이명희 신세계그룹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
신세계그룹은 20일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박주형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를 신세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박 대표는 신세계와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를 겸직하게 된다. 이마트를 포함한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등 오프라인 유통 사업군은 한채양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가 내정됐다.
신세계푸드와 신세계L&B는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가 신세계프라퍼티와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가 각각 겸직한다.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에는 신세계 신성장추진위 이석구 대표를 내정했고 마인드마크는 컨텐츠 비즈니스 전문가인 김현우 대표를 외부 영입해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더블유컨셉코리아 대표에는 지마켓 이주철 전략사업본부장을 내정했다.
이번 인사는 변화와 쇄신, 시너지 강화, 성과총력체제 구축에 초점이 맞춰졌다. '정용진의 남자'로 불린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용퇴한 자리에 전략통인 한채양 대표를 투입했다. 또 예년보다 1~2달 앞당겨 인사를 단행하며 내년 위기를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의지도 보였다.
대규모 인적쇄신은 그룹 내부에서 느끼는 위기 의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올해 상반기 쿠팡보다 매출액에서 뒤지면서 '유통업계 1위' 타이틀을 내줬다. 영업이익도 적자로 전환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