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미래차 핵심 분야인 카 인포테인먼트를 전장사업 성장동력으로 삼는다. 자동차 파트너사에 새로운 형태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를 제안하며, 가전 시장에서 강조한 색다른 '고객 경험'의 가치를 모빌리티 분야로 확대한다. LG전자는 내년 1월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전시회 'CES 2024'에서 새로운 형태의 미래차 콘셉트를 공개할 방침이다.
LG전자는 파노라마 디스플레이에 더해 롤러블, 플랙서블, 폴더블 등 다양한 폼팩터를 미래차 사업에 적극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고객반응 조사 결과 새로운 폼팩터에 대한 반응이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보다 과감한 시도에 나섰다.
LG전자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최근 '나에게 꼭 맞는 미래 모빌리티를 경험하다'를 주제로 카 인포테인먼트 선행 프로젝트인 '모빌리티 랩웍스 시리즈'를 공개했다. △미니&맥스 △팝&폴드 △플렉스&슬라이드 디스플레이 3종이다. 랩웍스 시리즈로 꾸민 디지털 차량내부(콕핏)의 콘셉트도 함께 공개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초 메르세데스-벤츠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급하면서 디지털 콕핏 시장에서 새로운 시도의 가능성을 알렸다.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GV80 페이스리프트 모델에도 LG전자의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가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의 클러스터+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형태 디스플레이에 대한 고객 반응도 긍정적이다. 파노라믹으로 펼쳐진 디스플레이를 통해 탁 트인 개방감, 고급스럽고 유려한 디자인, 심미성이 미래차의 이미지를 담았다는 평가다.
LG전자의 고객반응 조사에서 “미래 자동차의 내부 인테리어로 매우 인상적이다”라며 “파노라믹으로 펼쳐진 스크린을 보는 순간 최첨단 차에 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라는 호평이 나왔다. 또 다른 고객은 “차 계기판이 LCD에서 빨리 OLED로 바뀌면 좋겠다”라며 “운전 중일 때 조수석에서 디스플레이를 조작해 목적지를 입력하거나 변경할 수도 있어 더 편리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전기차 시대 카 인포테인먼트 활용성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내연기관 필수 장치가 사라지면서 내부 공간이 넓어지고 그만큼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상상력을 발휘할 공간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이달 초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3'에서 차량에서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알파블(Alpha-able)'을 화두로 던졌다. 고객이 자율주행차를 '놀고 머물고 일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으로 인식하는 것을 반영해 자동차를 '개인화된 디지털 공간'으로 재정의했다. TV 부문에서 초대형화와 OLED 등으로 '안방·거실극장' 트렌드를 제안했다면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차량 내부의 안방화·거실화'를 시도하는 셈이다.
이준배 VS사업본부 영업마케팅 담당은 “LG전자는 전장 사업에서 고객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할 것인지를 고민하며, 우리의 제품으로 사용자의 삶이 실제로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이 담당은 “차량 내 여러 기술과 부품의 유기적 연결성을 높여 고객에게 보다 나은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