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독자위원회'는 전문성과 독자와의 호흡 사이 균형을 전자신문 숙제로 제시했다.
급변하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술, 시장을 민첩하게 파악해 깊이 있는 기사를 게재하는 동시에 독자가 쉽게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눈높이를 맞추는 노력 또한 경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자신문 창간기획 '러브 디지털, 체인지 코리아'에 대해서는 '국가 디지털 전략'과 맞물려 시의성을 칭찬하는 동시에 10대 과제의 이행상황을 지속 파악하는 취재, 보도 노력을 요청했다.
기획보도의 시의성과 분석력을 인정하면서도 통계자료 활용과 관련해 보다 세심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산업 측면에선, 규제 발굴 및 제거 건의, 신성장동력 산업의 인력 부족·양성 관련 대안 제시를 담은 기사를 지속 보도하고 이행상황을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부 지원, 투자를 요구하는 틀에 박힌 기사 관행에서 벗어나 반대로 효율화, 절약이 필요한 부분을 발굴·지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올해, 세번째 열린 독자위원회는 19일, 서울 중구에서 열렸다.
〈참석자〉(위원장 이하 가나다순)
△김무환 포스텍 교수(위원장)
△권오경 한양대 석좌교수
△안완기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전성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원장 (서면)
△조준희 한국SW산업협회장 (서면)
△주정민 전남대 사회과학대 학장
△최재유 법무법인 세종 고문
△김원배 전자신문 실장(간사)
◇최재유= 인공지능(AI), 챗GPT 관련 보도부터 살펴봤다.
6월 30일 1면·3면에 '초거대 AI 협의회 발족-신산업시너지 낸다'를 게재했다. 협의회가 국내 빅테크 스타트업 105개 응용서비스 창출 협력 구심점이 되고, 소통을 통해 규제개선 선순환을 이끌어낸다는 포부를 담았다.
기대가 크다. 관련정보 공유하고 상생 협력의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후속보도로 성과 등을 챙겨달라.
7월 14일 1면과 16면에 게재한 '대한민국 AI 도약 방안'은 정부 발표다. 초거대 AI 협의회가 기여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 대통령실 주도로 전국민 AI 일상화 추진 전략 실행 등 내용이 담겼는 데, 이행 상황 등을 파악해 달라.
9월 8일 26면에 게재한 김주한 교수의 '대량표절시대, 창작물과 저작권' 기사는 오피니언 기사로 매우 우수했다. 챗GPT로 시작된 대화형 AI 챗봇의 부작용을 쉽고 재미있게 언급했다. 모방과 표절의 차이, 저작권 침해 등 전문분야를 알기 쉽게 언급해서 보기 좋았다. 다만, 이 기사의 분량이 인터넷과 지면이 달랐다. 분량 문제였는지 내용의 앞 부분이 지면에 실리지 않아 아쉬웠다.
다음은, 통신·사이버 보안 관련 내용이다.
7월 4일 16면 '지자체에 공익목적 통신사업 허용, 민간시장 침해논란 불씨'가 게재됐다. 앞으로 긍정적·부정적 측면을 두루 살펴야 한다.
8월 2일 1면과 3면에, 정부 '차세대 사이버 방어·공격 아우른다' 기사에 6G, AI·센싱으로 디지털세계와 결합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6G시대를 포함한 미래에는 사이버 보안이 더 중요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에 지속적 관심, 취재 노력이 필요하다.
8월 11일 11면 '과도한 클라우드 보안 인증, 공공 SW 발목' 기사는 수억원대 평가 수수료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해 공공부문에 진출하는 중소기업 SW의 10% 정도밖에 인증을 받지 못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중요한 보안과 기업 부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이 무엇인지 보다 심층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 좌담회 등도 가능해 보인다.
망 공정과 관련해 8월 23·24·25일 연속해 시리즈 기사가 게재됐다.
명확한 데이터 기반으로 통신사· 글로벌 CP간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생태계 조성위한 공론의 장을 열고 대가지불 등 합리적 제도 마련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는 데 긴밀한 협의를 통해 글로벌 스탠다드를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6월 20일 '대덕 50년, 미래 잇는 50년' 기획기사의 기획 시도가 좋았다. 김인신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전문위원, 김명준 전 ETRI 원장 등 인터뷰와 연구개발(R&D)·사업화 연계를 통한 신산업 창출 방안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겼다. 이런 기획은 좀 더 크게 다뤘으면 좋겠다. .
첨언하자면 국가 R&D가 혁신의 대상이 되고 대폭 삭감되고 있는 상황인 데 전자신문에서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심층 분석했어야 하는 이슈다.
◇우태희= 7월 19일 '로톡 판정승땐 혁신 가속 … 판단 미뤄지면 제2 타다 우려', 8월 3일 '원격진료 꽃피는 美, 떡잎부터 자르는 韓', 8월 25일 '이달 시범사업 끝나는 비대면 진료, 입법화 또 보류' 기사는 시의적절했다.
법조계·리걸테크, 의료계·비대면진료간 갈등은 한국 경제와 미래 산업의 성장을 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미래산업 성장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사건을 시의적절하게 기사로 잘 다뤘다.
8월 28일 '정보격차 해소, AI인재양성 … 디지털 부흥기 이끈다'도 중요한 기사다. 과거 우리나라는 IT강국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지금은 다른 국가에 비해 앞서고 있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전자신문이 국가발전의 동력이 될 수 있는 캠페인을 이끌어 줘 기대가 크다. 10대 약속이 잘 이행되길 응원한다. 우리나라 산업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길 기대한다.
9월 1일 '삼성 가전 '의미있는 연결' 새 비전 제시', 9월 1일 '성능 넘어 공간 경쟁... 미래 가전, 새로운 라이프 스토리 쓴다' 등 기사는 독일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인 IFA 정보를 독자에게 신속하게 전달했다.
독자에게 가전산업의 최신 트렌드를 제공해서 유익했다. 특히 올해 IFA는 어떤 테마를 가지고 있는지, 무엇에 중점을 두는지와 함께 국내외 기업들이 어떤 제품을 전시하고, 무엇을 강조하는지 등을 현장감 있게 전달했다.
7월 5일 '한덕수, 카리콤 정상회의서 엑스포 유치전', 7월 14일 '최태원 “부산 엑스포 유치는 글로벌 시장 개척 기회”'는 개인적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2030 엑스포 개최지 발표가 이제 7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부산엑스포에 대한 관심과 지지가 중요하고 필요하다. 전자신문이 정부, 기업의 엑스포 유치홍보 기사를 많이 내주고, 스페셜리포트 등 특집 기사를 통해 더 알려주기를 바란다.
보완이 필요한 기사도 언급하겠다. 9월 15일 'ICT 수출액 14개월 연속 역성장' 기사는 그래프가 혼란스러웠다. 막대그래프는 월별 수출액이고, 선그래프는 작년 동월 대비 증감률인데, 같은 선상에 놓으면서 '증감률'로 표현해서 '전월대비 증감률'처럼 인식하게 될 수 있었다. 각주에 정확히 '전년 동월 대비 증감률' 등으로 표시해서 독자의 혼동을 줄여야 했다.
9월 15일 '비대면 진료, 범위 지나치게 좁아, 대상·기간 등 유연한 설계 필요' 기사는 끝에서 2번째 문단에 담긴 비교 대상이 부적절했다. 2020년 2월~2023년 5월까지 비대면 진료 월평균 건수를 올해 6월, 7월 건수와 각각 비교하고 그 수치를 62~69%라고 표현한 것은 적절치 않다. 마지막 문단의 연령별 비교 부분도 '한시적 비대면 진료 당시에도 50~50대가 많이 이용한 것과 비슷했다'는 오타가 있었다.
8월 29일 '데이터·SW 전문가는 얼마나 받을까?', 9월 13일 'AI 기술로 도시 상습침수 피해 막는다' 기사는 제목이 기사와 매칭이 안됐다. 제목은 내용 전반을 함축한다. 이 제목은 내용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 고용부 통계를 통해 국민이 어떤 효용을 얻는 지를 제목에 담았어야 했다.
침수피해는 전국 곳곳에 발생한 만큼 국민의 관심이 많은 이슈다. 홍수특보를 223개 지점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이 2번 언급되었지만, 어떤 AI기술이 적용돼 어떻게 피해를 막을 수 있는지 설명이 부족했다.
8월 16일 '삼성, 반도체 혁신기술 '후면전력공급 꺼낸다' 기사는 일반 독자에게 불친절한 기사라고 생각한다. 9월 16일 'FO-PLP 꺼낸 삼성, TSMC 추격 고삐'도 마찬가지다.
기사에 나오는 BSPND, FO-PLP은 일반인 기준에는 생소한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다. 어려운 전문 기술용어를 사용해야하는 기사는 따로 설명이나 주석을 추가해 독자의 이해를 도울 필요가 있다.
◇권오경= 전자신문의 지면을 보면서 눈에 띄는 것이 있었는데 바로 1면 사진이다. 1면의 기사와 무관한 사진이 있어 의아했다. 기사와 무관한 사진을 별도로 게재하는 이유가 있는 지 궁금했다. 가끔 혼란스러울때가 있다.
8월 11일자 '삼성 vs SK하이닉스 HBM 쟁탈전 … 후공정 패키징 투자 확대' 스페셜 리포트는 AI, 고성능 컴퓨팅용 반도체의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시의적절하게 HBM을 다뤘다. 다만, 후공정 패키징 투자 확대 방향성이 담기지 않아 아쉬웠다.
9월 1일 '4대 신기술 인력난 5년간 6만명 펑크'라는 1면 톱 기사는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나노 분야의 인력난을 조명했다. 4대 신기술 뿐 만 아니라 2차전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국내 핵심 산업 분야까지 조사하고 대책까지 다뤘으면 좋았을 것이다. 특히, 출산율 하락에 따라 이민정책의 변화 필요성이 대두되는 데 이에 대한 고민을 반영했다면 완성도가 더 높아지지 않았을까.
8월 21일 1·3면 기사에 실린 '마이크로 LED' 관련기사는 1면에 '마이크로 LED 뒷짐 진 한국 중국·대만에도 인프라 뒤처져'라는 제목으로, 3면에 '미래 먹거리 마이크로 LED…반도체와 협력·정부 지원 시급”이라는 타이틀로 게재됐다. 적절한 내용을 각각 소개해 좋은 기사라고 판단했다.
다만, 마이크로 LED가 반도체와 협업이 필요한 정확한 이유가 부족했다. AR용 또는 VR용의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뿐만 아니라 OLED 마이크로 디스플레이에 대해서도 같이 다루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AR·VR용 LEDoS (LED on Silicon) 또는 OLEDoS (OLED on Silicon)기술은 반도체 백플랜 기술의 뒷받침 없이는 실현 불가능할 정도로 반도체 기술과 디스플레이 기술의 협업이 중요하다.
시간이 갈수록 눈길이 가는 기사가 많아지고 있다. 앞으로도 AI, 양자 컴퓨팅, AR/VR/XR, 등의 신산업분야의 R&D 동향과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기자동차, 2차전지 등 우리의 주력산업 분야의 향후 동향과 전망에 대한 더욱 격조 높은 가사를 기대한다.
◇안완기=생산성본부는 개인, 기업, 국가의 생산성 향상을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이다. 경영 컨설팅, 산업 교육, 자격 인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사 또한 생산성 향상의 관점에서 검토하고, 개선점 등 주요 의견을 제시한다.
먼저, ICT 분야 주요 이벤트 즉, 컨퍼런스, 세미나, 교육 등을 소개하는 정보 플랫폼 역할을 강화했으면 좋겠다. 현재 이벤트 기사는 전자신문에서 주최, 주관하는 행사 위주로 게재된다. 전자신문이 ICT 전문 대표 종합일간지인 만큼 관련 분야·업계의 소식을 종합해 한눈에 보기 쉽게 구성하면 좋겠다.
ICT 교육, 세미나 등 교육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됨으로써 구독자의 기대와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ICT 분야 신규 사업·서비스를 심층 분석하는 기사를 늘리면 좋겠다.
예를들어, 최근 SKT의 AI 콘택트 센터(AICC) 사업 강화 기사와 관련해 다른 매체는 AICC 사업 관련 국내 주요 이통사 등 국내외 시장 현황 전달에 집중했다. 반면, 전자신문은 AICC 도입시 실무자의 업무 변화, 고객 경험의 변화 등에 대한 내용을 언급해 기사를 차별화했다.
AICC의 도입으로 인한 노동생산성 측면 파급효과, 고객만족의 양적·질적 변화, AICC의 공공부문의 적용방안, AI 콜봇 솔루션 공급자 현황 등의 내용을 추가해 후속 보도하면 독자에게 더욱 유익하고 전자신문의 전문성도 부각될 것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관련 인력 양성 방안에 대한 후속 보도도 확대하길 바란다. 전자신문을 비롯한 여러매체의 반도체 관련 보도를 보면 지금의 우위를 살리기 위해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인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내용만 계속 언급된다.
주요 이해관계자라 할 수 있는 정부, R&D기관, 대학 등 교육기관 등의 구체적 인재육성 전략과 방법, 역할에 대한 심층 기획 보도로 연결된다면, 타 매체와 차별화가 가능하다.
◇주정민=정치면 기사는 심층 보도보다 쟁점을 스케치하는 식으로 가면 어떨까 싶다. 현재 정치면에 4~5개의 기사를 게재한다. 대부분 심층적 내용을 담은 기사다. 기사 선정 과정에서 뉴스가치 판단에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작성에 노고도 클 것이다. 차라리 10개 내외 스케치 기사를 통해 정치권의 전체 동향을 살필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전자신문이 종합지가 아니고, 전문지이기 때문에 전문지 독자들에게 정치권의 동향을 스케치해준다는 차원에서 제공하는게 낫지 않겠냐는 의미다.
기획기사나 특집에선 전자신문의 특징을 살리는 내용이 포함되도록 구성해야 한다.
9월 6일, 2024 대학입시 수시를 앞두고 12면~14면을 '에듀플러스' 지면으로 할애해 대학입시 문제를 보도했다. 공통 관심사인 교육, 대학입시 문제를 다뤘다는 점에서 기획력이 돋보였다. 주로 자연계열의 수시경쟁률, 해당 전공의 취업률 등을 다뤄 독자에게 대학 입학경쟁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특히 올해 대학 입시의 분위기와 상황, 그리고 경쟁률 등을 체계적으로 잘 다뤘다.
아쉬운 점은 전자신문이라는 특징을 고려해 ICT분야의 입시 경쟁과 전망 등을 좀 더 심층적으로 다루지 않았다는 것이다. ICT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과 관련 전공분야의 경쟁률, 취업전망 등을 제시했더라면 전자신문의 특성을 부각시킬 수 있었다.
ICT 분야의 주요 쟁점에 대해서는 세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9월 7일 유럽연합 EU빅테크 규제법(디지털시장법)이 통과됐다. 거의 모든 언론이 주요기사로 보도했다. 이 사안은 삼성전자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함께 규제 기업으로 묶이는지에 관심이 쏠린 대형 이슈였다.
EU는 알파벳, 아마존, 애플, 메타 등 6개 기업에 대해 우월적 시장지위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특별규제대상으로 지정했고 쇼설플랫폼, 앱스토어, 운영체제 등 서비스를 규제대상으로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규제대상에서 제외됐다.
전자신문은 이 내용을 인터넷뉴스로 간략히 보도하고, 지면으로는 보도하지 않았는데 국내외적으로 관심을 끄는 중요한 이슈에 대해서는 충실한 보도가 필요하다.
독자가 궁금해 하는 내용을 기사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도 당부한다. 9월 12일 1면 톱 '올해 전기차 보조금 절반 이상 남았다' 기사는 많은 사람이 전기차를 구매하는 시점에 시의 적절했다. 다만, 정부 보조금 지원보다는 국고보조금을 포함한 지자체의 보조금이 포함된 총 보조금이 얼마나 되는지, 또 내년에는 줄어드는지, 늘어나는지 등 독자가 정말 궁금해하는 사안에 대한 내용이 없었다.
전국면과 관련해선 지역의 소식을 특화해 기사를 제공하고 독자가 이를 지역 기사라고 인지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9월 15일, 전국 플러스에 '대동 자율주행 농기계 업계 첫 국가시험 합격'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대동이 대구에 기반을 둔 기업이기 때문에 전국 플러스에 기사로 게재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전국 플러스 면에 실린 다른 기사처럼〈지역(대구)=기자 이름〉식으로 표시를 했다면, 해당 지역에서 발생한 이슈로 인지했을 것이다.
◇김무환= 제목이 독자에게 얼마나 이해되고 있는 지 관점에서 말하겠다. 최근 '홈쇼핑 수수료 분쟁, 메이저리거 방식대로 풀어'라는 기사가 있었다. 직관적으로 바로 떠오르는 게 있는지 궁금하다. 메이저리그 방식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제목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이건 일반적으로 이해하기 어렵지 않을까.
또 하나 말하고 싶은 것은 예산 관련 기사다. 내년 상당수 예산이 축소된다. 그런데 신문 99%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식의 기사만 쓴다. 한쪽에선 돈이 없다고 난리인 데, 한쪽에선 이 분야에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식의 기사만 쓴다.
그렇다면, 어떻게 줄이고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할지는 누가 말해야 할까. 줄이는 쪽은 그냥 줄이고 필요한 쪽은 계속 요구만 해야 하나.
국가적 관점에서 어떻게 어디를 줄일 지를 말하는 것도 필요하고 앞으로 더 중요해 질 것이다. 비판이 두려워 절약 필요성을 말하지 못한다면 재원 배분 효율성이 계속 떨어진다.
언론이 예산이 낭비되는 분야를 찾고 지적해야 한다. 매우 필요한 이야기다.
◇조준희= 전자신문 창간 특집 대주제인 '러브 디지털, 체인지 코리아' 대한 기대가 크다. 캠페인의 목적이 대한민국 디지털의 재도약인만큼 준비하는 10가지 제언 모두가 구체적 성과를 얻기를 바란다. 디지털 강국을 위한 10대 과제를 담은 대정부 건의의 경우, 단순히 선언적인 아젠다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황과 방안이 모두 담겨있는, 정부가 당장 팔을 걷고 나설 수 있는 정도의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건의가 돼야 한다. 특히, 지난 독자 위원회에서도 말했듯이 미국이 AI를 내세운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규제 법안을 폐기하면서 힘을 실어주는 것과는 달리 새로운 기술이 나올 때마다 관련된 규제 법안의 제정을 고민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규제 개혁'과 관련된 건의는 산업 전반에 걸쳐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신문에 바라는 기능 중의 하나가 정부나 산업계가 추진하는 일에 대한 점검과 평가, 그리고 그에 대한 지속적 개선 요구다.
그런 의미에서 7월 25일 '공공 SW 사업 품질, 원격 개발 등 SW 제도 실행 뒷받침돼야' 기사는 시의적절했다. 이 기사는 공공 SW 사업 품질 향상을 위한 정부의 노력이 아직은 미흡하다는 점을 잘 지적했다. 정부는 공공 SW 사업 5대 중점 분야를 정하고 이행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원격지 개발이나 유지보수 요율 등은 산업계의 요구에 미치지 못한다. 개선책으로 단순히 발주처의 의지만을 강조하는 것은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전자신문에서 적극적으로 소프트웨어 산업계의 목소리를 담아 보도하고, 다양한 개선의 아이디어를 제시한다면, 공공 SW 사업 품질 향상을 위한 보다 실질적인 방안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의 주된 흐름은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로의 전환이다. 고객을 대상으로 직접 영업을 하고 고객의 사이트에 커스터마이징해서 구축하는 게 기존 방식이다. 기술만 훌륭하다면 글로벌 마켓 플레이스에서 마케팅을 하고 클라우드 상에서 세계의 고객을 대응할 수 있는 SaaS로의 전환 흐름을 생각하면 지금이야말로 우리 소프트웨어 기업이 해외 진출할 적기다.
8월 30일 '스타트업 코리아, 디지털 대항해시대 국경없는 창업국가로' 기사는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많은 스타트업에게 좋은 정보가 됐다. 해외 진출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서비스들을 지속적으로 소개해 스타트업이 탄탄한 지원 속에서 글로벌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9월 13일, 대통령 주재의 '대한민국 초거대 AI 도약회의'와 산업계의 '디지털 대항해 시대 초거대 AI 출정' 선언을 보도했다.
전자신문이 나아가 초거대 AI의 발전방향과 신기술에 대한 기사를 꾸준히 발굴, 보도해주길 바란다. 특히 스타트업 연구진에 의해 개발된 기술에 대한 보도가 절실하다. 최근 국내 보안 스타트업 기업이 세계 수준의 자연어처리 학술대회에서 다크웹전용 인공지능 언어모델 논문을 발표했다는 9월 13일 기사와 같이, 초거대 AI의 발전을 이끄는 국내 기술에 대한 관심을 당부한다.
끝으로 초거대 AI의 윤리적 문제에 대한 보도도 지속적으로 이어 주길 바란다. 초거대 AI는 가짜 뉴스 유포, 사기, 사이버 폭력 등 다양한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초거대 AI의 발전 가능성 뿐만 아니라 잠재적 위험성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제시해야 한다.
◇전성배=6월 20일, '한 손엔 車 한 손엔 SW···모빌리티 시장 SDV 전쟁 확산'은 완전 자율주행을 지향하는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에서 'SW 중심 자동차(SDV)' 분야 선점을 위한 완성차 및 전장 업체들 간 기술개발 경쟁을 쉽게 설명했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신게임체인저로써의 AI반도체 중요성과 차량용 반도체 시장 선점을 위한 팹리스와 완성차 업계의 경쟁 양상을 잘 담았다.
자동차 제조사의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가 불러오는 도심항공교통(UAM), 로봇 등 다른 분야의 변화상 또한 추가 보도한다면 독자의 관심을 제고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8월 2일, '6G, AI·센싱으로 디지털 세계와 결합 지원' 기사는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ITU 비전보고서를 단독 입수, 5G와 대비한 6G의 청사진, 새로운 주파수 활용도 제안 등 관련 내용을 일목 요연하게 소개했다.
비전 권고 확정('23.12) 이후의 스케줄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ITU 비전에서 제시한 6G 기술수준, 커버리지 등에 관한 주요 스펙과 현 정부에서 준비 중인 6G 예타 사업과의 차이를 비교해서 보여준다면 우리가 따라갈 수 있을지가 더 명확하게 드러났을 것이다.
8월 9일 '엔비디아, HBM3E 탑재 '슈퍼 GPU' 내년 2분기 양산' 기사는 빅테크 기업 중 가장 관심이 높은 엔비디아의 최근 기술 동향을 설명하고, 국내 반도체 기업과의 접점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했다.
앞으로 엔비디아의 슈퍼칩 GH200 출시에 따른 반도체 생태계의 전반적 영향력에 대한 후속 기사가 따라야 한다. GPU 시장 1등 업체인 엔비디아는 CPU 시장에서는 미미한 존재다. 그러나 GH200 출시는 1차적으로 CPU 시장으로 진출하려는 전략이고 나아가 컴퓨팅 시스템 전반에 대한 영향력 확대 시도로 볼 수 있다.
9월 1일, 美·中 양자보안 힘겨루기, 대안은 韓 하이브리드 암호기술' 기사는 미국과 중국이 중점 추진하는 보안 기술인 QKD와 PQC 기술의 개념과 특징을 비교했다. 또, 두 기술의 장점을 결합한 우리나라 SKT 주도의 하이브리드 보안 기술인 QSC 방식에 대해 알기 쉽게 소개했다.
PQC 방식을 추진하고 있는 표준화그룹(ITU-T SC17)과 QKD 방식을 추진 중인 표준화 그룹(ITU-T SG13) 간의 기술개발 및 표준화 현황을 추가했다면 완성도가 더 높아졌을 것이다.
ITU-T SC17 그룹을 통해 QSC 방식의 표준화를 추진 중인 과기정통부의 표준화 고민(QKD와 PQC를 어느 단계에서 결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끝으로 기획보도를 제안한다. 디지털 전략 성과 및 방향성 공유 측면에서 대통령의 뉴욕 방문 및 지난해 '뉴욕구상' 발표 1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의 비전과 추진과제에 대한 전체적인 성과 점검과 함께 향후 방향성을 논의하면 좋겠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