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의 한 갱단이 교도소를 장악한 뒤 수영장, 클럽, 동물원 등 시설을 세우고 가족을 초대하는 등 유흥시설로 사용해 문제가 됐다. 이에 당국이 1만여 명의 군인을 파견해 소탕작전을 벌였다.
21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북부에 있는 토코론 교도소는 수년 간 거대 갱단 '트렌 데 아라과'(이하 아라과)이 장악하고 있었다.
수감자들은 교도소 안에 수영장, 나이트클럽, 미니 동물원 등 시설을 갖춰놓고는 내부를 자유롭게 돌아다녔다. 심지어 수감자들은 가족들을 교도소 인근으로 이사시키고 안으로 초대해 교도소를 호텔처럼 이용해 왔다.
아라과는 여러 라틴 국가를 거쳐 칠레까지 뻗은 거대 범죄조직으로, 인신매매, 성매매 조직 운영, 이주민 갈취 혐의를 받는다. 리더인 엑토르 게레로 플로레스가 살인과 마약밀매 죄로 17년 형을 선고받고 이 감옥에 복역하면서 교도소가 범죄조직 손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이에 당국은 교도소를 되찾기 위해 1만 1000여 명의 병력을 투입했고 간신히 탈환에 성공했다. 교도소 내부에서는 호화 시설 외에도 오토바이, 텔레비전, 전자레인지 등 허용되지 않은 물품들이 다수 발견됐다.
당국은 이곳에 수감돼 있던 6000여 명을 다른 교도소로 이감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재소자들과 함께 호화시설을 누리다 쫓겨난 친인척들은 “다시 들여보내달라”고 울부짖으며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