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장의 꽃' 이라는 아트페어는 특설 공간에서 미술품 상거래가 이루어지는 행사다. 특히 국가간 경계를 없앤 글로벌 화랑들이 참가하는 국제아트페어는 세계인의 관심도가 대단하다.
국제아트페어는 쾰른에서 1967년 처음 창설됐다. 이후 70년 동안 아트페어는 글로벌화됐고, 1970년 시작된 아트바젤(Art Basel)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아트페어로 세계 미술계를 주도하는 화랑과 컬렉터, 미술 애호가의 만남의 장이 되며, 혁신예술이 선보여지는 다양성 있는 콘텐츠로 글로벌 미술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2003년 런던에서 시작된 프리즈 아트페어(Frieze ArtFair)는 프리즈효과라는 새 용어까지 만들어 낼 정도의 21세기에 걸맞는 건강한 성장력으로 현대미술의 메카로 세계 젊은작가의 창의적 작품을 선보이면서 기존 페어들과는 차별화를 꾀했다.
프리즈는 아시아 국가 중 신흥강자로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고 사회적, 지리적, 문화적 영향력이 충분하다는 서울을 선택했다.
한국 메이저 미술시장이라는 키아프와 영국 프리즈는 차별화된 큐레이션을 약속하며 5년간 공동개최를 협의, 이름만 들어도 아는 거장의 명작부터 세계 정상급 화랑을 한자리에 모아 컬렉트와 애호가의 뜨거운 환호를 받게 된다. 지난 해 프리즈서울은 아시아 주요 컬렉터 유입은 물론이고, 세계적 집중과 세계 슈퍼 컬렉터들의 관심을 서울로 모았었고, 비엔날레와 기업 컬렉션 등 프로그램으로 세계적 기획자 및 세계 미술계를 이끄는 전문인이 서울을 방문하게 했다.
아트페어란 예술작품 판매를 위한 미술시장으로 진정한 예술가치의 본질과 맞다고 볼 수는 없지만, 작가들은 자신의 미술품을 대중이 좋아하고 컬렉션돼야 창작물을 통해 자본력을 획득하고 보다 좋은 창작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세계 역사를 바탕으로 미술은 변화와 발전은 멈추지 않았고, 현대미술은 선이나 추상적 형태로 형식의 틀이 사라졌고, 뻔한 미술에서 벗어나려는 실험적이고 독창적 예술은 처음 보는 일반 대중의 환호를 받기 쉽지만은 않다. 대중은 생소한 예술에 주목할만한 이유와 가치를 잘 모르기에 미래지향적이고 앞서가는 예술에 대한 그들의 냉소적 반응은 당연했을 것이다. 이에 생산자인 작가와 소비자인 컬렉트를 이어주는 화랑은 역할이 중요하다. 중개하는 화랑이 누구의 입장에서 안내를 하느냐는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다. 시대를 막론하고 항상 선두에 있는 예술은 대중의 취향을 따르는 것이 아닌 대중을 이끌고 가는 것이었기에 화랑은 멀리 내다보는 안내를 하는 게 진리다. 문화선진국의 특징은 작가 입장에서 작품을 안내하고, 문화후진국은 컬렉트 입장에서 안내를 한다는 말이 있다. 아직 대부분 우리 화랑은 컬렉트 입장에서 안내를 하고 판매로 이어지는 게 많아 보인다. 로컬시장으로 몰려오는 글로벌 화랑과 맞서려면 한국 화랑은 자성(自省)해야 한다.
바야흐로 프리즈서울은 한국에서 2회나 개최됐다. 긍정적 부분은 한국 컬렉트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기존 한국작가 중심으로 미술시장을 공부하던 컬렉트가 세계적 시장에 눈을 뜨면서 세계적 작가를 알게 되었고, 이제 글로벌 예술트렌드를 숙지하였으니 한국 로컬 작가에 대한 평가도 예리해질 것으로 본다. 대중의 눈높이가 달라지는 만큼, 노력의 깊이가 약한 작가들은 도태되기 마련이기에 예술철학이 투철한 차별화된 창작가에게 응원을 보낸다.
해외 미술시장의 한국진입은 국내 미술계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High Risk High Return' 이라 하지 않는가? 큰 숨을 고르며 한국미술계 모두에게 박수를 보낸다.
김미경 케이씨글로벌(Artspace KC) 대표 1223ma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