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가 근로시간 유연화를 위한 의견 결집에 나섰다. 다음달 고용노동부의 근로시간 설문조사 발표를 앞두고 중소기업 친화적인 제도 개편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주52시간제를 비롯해 중대재해처벌법, 외국인력 확보 등 노동개혁 관련 현안을 관련 부처에 전달해 달라며 중소벤처기업부에 목소리를 높였다.
중소기업중앙회 등 중소기업단체협의회 소속 10개 단체는 26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초청 노동현안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중소기업계가 직면한 노동 현장 어려움을 정부에 전달하기 위해 열렸다.
간담회에 참석한 10개 단체는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처벌법 유예기간 연장 △연장근로시간 관리단위 확대 등 근로시간 유연화 △외국인력 쿼터 폐지 및 활용업종 확대 등 노동현안 해결이 절실하다며 중기부가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중소기업 단체들은 지난 3월 발표한 정부의 근로시간 제도개편안이 중소기업 현장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달 고용노동부가 내놓을 근로시간 관련 설문조사 결과 안팎으로 보완방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소기업계 의견을 제도 개편 논의 과정에 전달하기 위해서다.
윤미옥 한국여성벤처기업협회장은 “지금 같은 근로시간 제도라면 카카오나 네이버는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보완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석용찬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장도 “납품대금 연동제 시행으로 현장 사정이 좋아진다고 해도, 인력이 부족해 현장이 돌아가지 않고 있다”면서 “지금처럼 근로자가 부족한 상황에서는 100시간이건 그 이상이건 얼마든 근로 시간을 연장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중소기업계 요청에 이영 장관은 “저희 소관 법령은 관계부처가 많아도 칼자루를 쥐고 있기 때문에 힘이나 동력을 갖고 추진할 수 있지만, 노동환경 문제는 소관부처가 아닌 만큼 한계가 있다”면서 도 “전체 정부 기조가 어느 정도 유연성을 보장하자는 기조이기 때문에 조금만 더 기다려 주길 바란다”고 답했다. 이어 이 장관은 “노동현안과 관련해서는 너무 경직돼 실제 일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여러 생각 차이로 인한 부분을 바꾸기 위해 고용부가 설문을 실시하고 있고, 중기부도 업계 바람과 의견을 전달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50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확대와 관련해서는 모호한 법 해석으로 인해 현장 어려움이 크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 장관은 “중대재해처벌법을 명확히 이해 가능하도록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꾸준히 제시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근로시간 유연화를 서둘러야 한다”면서 “ 연장근로 단위기간을 현행 주 단위에서 월 단위 이상으로 유연성 있게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