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디스플레이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애플이 새로운 컴퓨팅 기기를 표방해 만든 비전프로에는 '올레도스(OLEDos)'가 적용될 예정이고, 스마트워치에는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려는 움직임이 꿈틀대고 있다. 모두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디스플레이이자 기술들이다. 과거 디스플레이가 화면을 키우는 대형화에 집중됐다면 최근 트렌드는 초고해상도와 동시에 초소형화를 향하고 있다.
전자신문이 오는 18일부터 사흘 동안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하는 '테크서밋 2023'에서는 산업 현장에서 기술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연사로 나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과 미래 비전을 소개한다.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마이크로 LED와 엘코스, 또 애플 디스플레이 전략까지 살핀다.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는 1인치 안팎의 작은 화면 크기에 수천 PPI(Pixels Per Inch) 수준의 높은 픽셀을 집적시켜 초고해상도를 구현한 패널이다. 실리콘 웨이퍼 위에 올리는 디스플레이 소자에 따라 실리콘액정표시장치(LCoS), 마이크로 OLED(OLEDoS), 마이크로 LED(LEDoS) 등으로 나뉘는데, 확장현실(XR) 시장을 놓고 기술 경쟁이 한창이다.
대표적인 예가 삼성디스플레이다. 국내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 마이크로 디스플레이팀을 꾸렸다. 지난 5월에는 마이크로 OLED 원천 기술 업체로 평가 받는 미국 이매진을 인수하기도 했다.
'테크서밋 2023'에 삼성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개발을 총괄하는 최재범 부사장이 연사로 나선다. 최 부사장은 200여명이 넘는 연구인력을 이끌면서 OLEDoS는 물론 마이크로 LED 등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상용화에 필요한 기술들을 개발 중인 전문가이자 핵심 인사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추진 중인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개발 현황과 글로벌 기술 동향, 디스플레이 산업의 발전 방향을 직접 확인할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상용화에는 많은 요소 기술들이 필요하다. 양산에는 제조 기술과 설비가 필수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업체인 APS에서 정재훈 미래전략기술본부장이 연사로 나서 독자적인 'RGB 다이렉트 패터닝 마이크로 OLED'를 발표한다. APS는 파인메탈마스크(FMM)를 기반으로 초고해상도 마이크로 OLED를 제조하는 방법을 연구해왔다. 마이크로미터(㎛) 단위 미세 구멍으로 적·녹·청 픽셀을 증착하는 고난도 기술을 통해 백색(화이트) OLED 기술 한계를 극복해왔다. APS는 FMM 기술과 자체 유기물 증착 및 박막봉지 작업을 통해 개발한 3000PPI(인치당 픽셀수) RGB 마이크로 OLED를 공개한 바 있다.
마이크로 LED는 애플이 차세대 애플워치와 아이폰에 적용할 것으로 알려진 미래 디스플레이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2026년부터 출시될 애플워치부터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 LED는 크기가 10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미만인 LED를 뜻한다. 자체적으로 빛을 내는 RGB LED 조합으로 화소(픽셀)를 구성해 사진과 영상을 표현한다. OLED보다 최대 100배 밝아 야외 시인성이 뛰어난 장점이 있다.
'테크서밋 2023'에서는 마이크로 LED 기술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된다. LG디스플레이와 루멘스 자회사인 소프트에피가 마이크로 LED 기술 및 시장 동향을 소개한다. 마이크로 LED 기술이 지닌 장점에도 소형화와 생산비용 효율화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산업계 노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LG디스플레이는 양준영 선행기술연구소장이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의 개발 동향과 미래 전망'을 주제로 연사로 나섰다. 양 연구소장은 LG디스플레이에서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하는 선행기술연구소를 이끌고 있다.
황성민 소프트에피 대표는 '모노리식 RGB 에피웨이퍼와 마이크로 LED'를 주제로 발표한다. 모노리식 에피웨이퍼는 웨이퍼 한 장에 RGB를 '원칩'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기존에 색깔별로 에피웨이퍼를 만들어야 했던 것과 비교해 시간 및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기술이다. 쉽게 말해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제조 과정을 간소화할 수 있는 핵심이다. 대량 양산이 어려운 질화물계 적색 LED를 포함, 독자적인 질화갈륨(GaN) 에피 성장 기술도 확인할 수 있다.
차세대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기술 중 하나로 손꼽히는 LCoS 기술도 테크서밋에서 들을 수 있다. LCoS는 스스로 빛을 내는 마이크로 OLED, 마이크로 LED와 달리 외부 광원을 활용해 빛을 낸다. 양산 능력이 확보된 기술이라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하고 그만큼 다양한 응용이 주목되고 있다. 국내 LCoS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셀코스 송남철 최고기술책임자(CTO)가 테크서밋에서 4K LCoS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패널과 헤드업디스플레이(HUD) 등 기술 동향을 소개한다.
아울러 시장조사업체 스톤파트너스에서 김기현 이사가 '애플과 디스플레이 기술 트렌드'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다. 애플은 전 세계 IT 업계 영향력이 큰 기업이다. 애플 채택 여부에 따라 산업계 미치는 파장이 크다. 애플은 아이패드와 맥북에 OLED 탑재를 준비하고 있다. 또 비전프로에 OLEDoS를, 애플워치에는 마이크로 LED를 준비하고 있다. 애플의 전략과 디스플레이 시장 동향을 살핀다.
콘퍼런스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전자신문 테크서밋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