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의 국내 시장 점유율(거래액 기준)이 30%까지 급증했다. 올해 7월까지만 해도 빗썸의 점유율은 9.8% 한 자릿수에 불과했으나, '수수료 무료 정책' 등 강도 높은 대응책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3달 만에 점유율이 3배로 늘었다.
10일 가상자산 데이터 플랫폼 코인힐스에 따르면 빗썸의 시장 점유율은 30.82%를 기록했다. 1위 업비트의 점유율은 68.05%로 후퇴했으며 3위 코인원 역시 0.94%로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빗썸은 올해 상반기 점유율이 한 자릿수로 줄어들며 위기론이 거론되기 시작하자, 6월부터 일명 '830 프로젝트'를 단행하며 점유율 회복에 박차를 가해왔다. 전사 차원의 노력을 집중시켜 8월 30일까지 가시적인 성과를 달성하자는 취지였다. 8월부터 '수수료 무료존' 정책을 발표하며 이용자 유입을 본격 확대했다.
거시경제 변수에 따라 부침은 있었으나 프로젝트 종료를 앞둔 8월 말 시점에 빗썸은 20% 이상 점유율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당초 목표치로 여겨졌던 '점유율 25%' 달성은 사실상 이뤄진 것으로 평가됐다.
이어 빗썸은 10월 들어 거래 지원하는 모든 가상자산에 대해 거래 수수료를 면제, 일명 '배수의 진'을 쳤다. 거래 수수료는 가상자산거래소의 가장 주된 수익 모델이다. 빗썸 역시 0.04~0.25%의 거래 수수료가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해왔는데, 이를 모두 포기하면서 이용자를 더 끌어오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다만 빗썸의 거래수수료 무료 정책이 장기적으로도 점유율 상승 효과를 낼 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가상자산 투자는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 수익이 크므로 거래 지원하는 가상자산의 종류나 유동성 규모, 이용 편의성 등이 거래소 선택기준이 되기도 한다.
특히 거래소와 실명계좌 계약을 맺은 은행의 특성이 점유율에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희곤 의원실이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케이뱅크 내 업비트 고객 예치금이 3조909억원으로 총 예금 대비 18%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빗썸의 고객 예치금 5578억원이 NH농협은행의 총 예금 대비 0.2%를 차지하는 것과 극명한 차이를 보여준다. 카카오뱅크와 계약을 맺은 코인원의 예치금은 1122억원으로 총 예금 대비 0.3% 정도 비중을 가진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가상자산거래소 고객 예치금과 사업자 고유자산을 구분관리하지 않는 경우, 고객이 입금할 수 있는 투자 한도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이와 같은 구조적인 요인이 거래소 간 점유율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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