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 정의선 회장 취임 3년을 맞는 현대차그룹이 '모빌리티 게임 체인저'로 거듭났다. 정 회장이 '창조적 파괴자'로서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 현대차그룹의 혁신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10일 현대차그룹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정 회장 취임 첫해인 2020년 103조원이던 현대차 매출은 지난해 142조원, 올해는 160조원을 넘보고 있다.
수익성 강화도 주목할 성과다. 2020년 2조원대(2조3947억원)였던 현대차 영업이익은 지난해 10조원(9조8198억원)에 육박했고, 올해는 14조원대(14조7594억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기아 역시 올해 매출 100조7621억원, 영업이익 11조9023억원이 예상돼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번 최대 실적을 넘어설 전망이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 위기 속에서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현대차는 글로벌 톱3 자동차 그룹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완성차 제조사에서 자율주행과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로보틱스 등을 아우르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그룹의 미래 방향성도 바꿨다.
이무원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대차그룹: 패스트 팔로어에서 게임 체인저로' 사례 연구에서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 아래 현대차그룹은 '창조적 파괴자'로서 기회를 새롭게 정의하며 모빌리티 시장 최전선에 섰다”고 풀이했다. 자동차 제조업 '패스트 팔로어'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시장 판도를 주도하는 '게임 체인저'로 도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동차에 국한됐던 사업 영역을 미래 모빌리티로 확장한 정 회장 리더십에 대한 긍정 평가가 잇따른다. 대표적 성과는 전동화다. 정 회장은 전기차 시대 '퍼스트 무버'를 위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개발을 주도했고, 이를 바탕으로 한 아이오닉5와 EV6는 글로벌 각국에서 올해의 차를 연달아 석권했다.
정 회장은 모빌리티 신사업에 과감한 선제 투자로 업계 이목을 끌었다. 발로 뛰는 현장 경영과 적극적 합종연횡도 지난 3년간 보여준 핵심 경영 키워드다. LG와 SK는 물론 한때 경쟁 관계였던 삼성과도 모빌리티 동맹을 맺었다.
글로벌 자동차전문매체 모터트렌드는 올해 초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정 회장을 선정하며 “통찰과 열정으로 전기차와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자동차 업체 최고경영자(CEO) 이상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