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과 HLB가 자체 기술로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의 꿈에 가까워졌다. 유한양행은 3세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 HLB는 간암치료제 '리보세라닙'으로 세계 최대 시장 미국 진출이 임박했다. 양사 모두 최근 임상에서 좋은 데이터를 기록해 신약 승인에 청신호가 켜졌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존슨앤드존슨(J&J)의 제약부문 자회사 얀센은 유한양행으로부터 기술 이전받은 3세대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신약 '레이저티닙'과 이중항체 신약 리브레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를 병용 투여한 '마리포사'의 글로벌 임상 3상에서 통계적 유의성과 임상 유효성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세부 데이터는 스페인에서 열리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오는 23일 공개할 예정이다.
얀센은 마리포사 글로벌 임상 3상에서 1차 평가지표인 무진행생존기간(PFS)이 경쟁 약물인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 대비 개선됐다고 공개했다. 전체생존율(OS)도 마리포사가 우수했다.
유한양행은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단독요법에 대한 글로벌 3상도 실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1차 치료제로 승인받아 유일한 경쟁 약물인 타그리소와 경쟁 채비를 하고 있다. 오는 12일 열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에서 급여적정성 심사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레이저티닙 병용요법 시도에 따른 회사 성장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 순조롭게 허가 절차가 이뤄지면 2025년 미국서 1차 치료제 시장에 진입할 수 있어 매출 로열티가 발생해 수익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도 유한양행 목표 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했다.
HLB는 자체 개발 간암치료제 '리보세라닙'에 대해 미국 FDA 신약허가 본심사를 받고 있다. 미국서 1차 간암치료제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인데 당초 예상보다 한달 가량 빠르게 본심사에 진입했다. 미국 자회사인 엘레바 테라퓨틱스를 주축으로 심사를 신청했으며, 내년 5월 16일까지 최종 승인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HLB는 리보세라닙 개발을 시작한지 15년 만에 자체 개발 항암신약 성공을 앞뒀다. 회사는 FDA 심사 통과에 강한 자신감을 보인다. 신약 본심사 기간 동안 상업화 준비를 최대한 빠르게 마쳐 신약 허가 후 판매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신약허가 가시권에 접어든 만큼 간암에 이어 적응증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항서제약이 중국에서 리보세라닙에 대한 다양한 적응증 임상을 실시하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후속 임상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중국에서 임상 3상 단계인 적응증은 6개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