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발전의 첫걸음은 모빌리티 혁신'
'인공지능(AI)은 모빌리티 발전의 새로운 터닝포인트'
국내 최고 교통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모빌리티 혁신에 따른 국토·도시 미래를 내다봤다.
11일 전자신문과 대한교통학회가 공동 주최한 '2023 모빌리티 포럼'에서 기조 강연을 맡은 최기주 아주대학교 총장은 “세종시나 혁신도시를 넘어선 새로운 방식에 의한 지방시대로 국토의 균형 개발을 도모해야 할 때”라면서 “국토 공간이 살고싶은 곳도 중요하지만 가고 싶은 곳으로 개발해야 하는데 '잘 갈 수 있도록' 교통 시스템을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총장은 초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장을 역임한 국내 최고 교통 전문가다. 최 총장은 '모빌리티 & 스페이스 : 뒤얽힌 난제(Intertwined Conundrum)'를 주제로 첫 기조 강연을 진행했다. 최 총장은 과거와 현재 국토공간과 교통시스템의 진화와 문제점을 진단하고, 미래 모빌리티와 공간의 혁명의 전망과 함께 인간행태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국토공간과 교통시스템에 대한 비전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최 총장은 “한국전쟁 후 단시간 교통 및 도시시스템을 나름 대로 안착시킨 성공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의 비대, 지방 소멸에 대한 우려로 정책개발 요구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수도권 거주 인구 비중은 1970년 전체의 28.2%에서 2020년 50.2%까지 증가한 상태다. 수도권 인구 비중은 전체의 52.4%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총장은 “산업구조의 변화로 인한 혁신인력요구는 수도권에로의 집중을 증가시키고 있으며 이에 주거 및 교통문제 역시 문제로 드러나는 것이 현실”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균형발전에 성공하지 못한 원인으로 '교통과 공간, 토지이용 관계의 이해 부족', '수도권 모방 개발', '정주인구 중심의 균형발전 전략'을 들었다. 일례로 주 3일은 다른 지역에서 일을 한다고 해도 여전히 세금은 주소지를 기반으로 내야 한다. 최 총장은 조세체계의 개선을 통해 새공간을 창출하는 유인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우주산업과 미래 모빌리티의 동력원을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 총장은 “산업을 통한 토지이용의 재편은 물론 양양, 예산, 철원 등 관광지의 성공사례는 국토공간이 이제는 '살고 싶은 곳'을 넘어 '가고 싶은 곳'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고 말했다. 20년 주기의 국토도시계획이 모빌리티 발전에 기반해 현실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통과 균형의 딜레마는 극복해야 할 과제다. KTX 개통 후 대구 병원 이용이 급감했다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UAM을 통한 빠른 서비스 창달도 필요해 보인다. 해당지역의 고유 정체성을 개발, 정주인구에 체류인구를 더한 '생활인구' 를 증가시켜 균형의 의미도 새로이 설정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정민 카카오모빌리티 AI연구개발팀 리더는 두번째 기조강연을 통해 AI가 만드는 모빌리티 혁신상을 소개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대한민국의 교통 분야는 하드웨어에 해당하는 인프라와 교통 수단, 그리고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혁신적인 진전을 이뤄냈다. 고속도로 총연장은 5000km를 돌파했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터널과 교량을 건설하며 교통 혁신을 일궜다. 아날로그로 전달되던 수많은 정보는 디지털로 전환되고 있으며, 네트워크의 발전에 힘입어 각종 정보를 차세대 지능형교통체계(C-ITS)까지 도입하기 이르렀다.
김정민 박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전문가들의 현재가 모빌리티 분야의 중요한 변화기라고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김 박사는 “교통 발전의 주요한 터닝 포인트들이 있었지만 AI가 그들을 뛰어넘는 터닝포인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박사는 디지털 전환, 네트워크 전환, 모바일 전환 및 AI 전환이라는 네 가지 포인트를 통해 교통이용의 모습과 경험이 변해왔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혁신의 결과로 C-ITS, 복합환승센터와 같은 하드웨어적 변화부터 자율주행, 교통서비스(MaaS), AI기반 가격 및 배차 시스템, 개인화 경로 추천과 같은 소프트웨어적 변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생성형 AI 모델의 부상이 자율 주행, 모빌리티 플랫폼 등의 모빌리티 산업에 미칠 영향도 엄청날 것이라고 바라봤다. 가능한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박사는 “먼저, 언어 기반의 생성형 AI 모델들은 모빌리티 이용 경험을 풍부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개인화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비언어 기반의 모빌리티 관련 생성형 AI 모델들은 경로 생성이나 매칭과 같은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방식을 제시해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진혁 대한교통학회장은 “소프트웨어 중심이었던 도시계획에 기술, 하드웨어를 장착하기 위한 실행이 필요”하다면서 국토·도시계획과 교통의 협력과 융합을 강조했다. 이어 “다른 공학분야와 달리 도시교통분야는 시민과의 교류와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언론과도 더 많은 교류와 콜라보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문보경 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