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예비군 36만명 총동원…“전례없는 소집 속도”

레바논 국경 인근 지역인 이스라엘 북부 갈릴리 상류에 있는 이스라엘 전차. 사진=AFP 연합뉴스
레바논 국경 인근 지역인 이스라엘 북부 갈릴리 상류에 있는 이스라엘 전차. 사진=AFP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교전 중인 이스라엘이 전 세계에서 36만 명의 예비군을 소집했다. 50년 만에 최대 규모다.

10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로이터 통신 등은 이스라엘이 항공편을 추가 도입해 예비군을 불러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항공사 '이스라에어'는 사이프러스 라르나카, 그리스 코르푸, 조지아 바투미에서 이스라엘로 귀국하는 항공편을 제공하고 있다. 국영 항공사 '엘알'은 그리스 아테네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을 추가했고 '아르키아 항공'은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로 돌아오는 항공편을 제공하기로 했다.

앞서 이스라엘 측이 하마스 기습 공격에 대비해 발표한 예비군은 30만 명 규모다. 여기에 항공편까지 추가되면서 36만 명에 달하는 예비군이 집계됐다고 WP는 전했다.

이는 이스라엘 인구(약 920만명) 약 4%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WP에 따르면 이같이 많은 예비군이 소집된 적은 1973년 10월 6일 '욤키푸르 전쟁'으로 불리는 제4차 중동전쟁에서 예비군 40만명이 소집된 이후 처음이다.

예비군 소집에 대한 이스라엘 국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이스라엘 군사 기지로 향하던 30대 남성은 “겁이 난다. 두렵지만 집중하려고 하고 있다”며 불안한 심정을 전했다.

영국에 거주하는 탈 카수토는 텔아비브에 있는 23세 누이가 동원됐다며 그가 입대하는 데 대해 “무서운 생각”이라고 말했다. 가족 메시지방에서도 불안함을 토로하는 대화가 이어진다고 했다.

반면 예비군 나이가 지난 56세 남성 노암 라니르는 “욤키푸르 전쟁에서 아버지와 삼촌, 사촌을 잃었다. 이제 내가 나설 차례다”라고 말했다.

95세 노인이 총을 든 경우도 있었다. 현지 매체 이스라엘 내셔널 뉴스에 따르면, 에즈라 야친(95)은 최고령 예비군으로 하마스와의 전투에 힘을 보태겠다고 나섰다.

이스라엘에 48시간만에 30만명의 예비군이 소집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렇게 빨리 예비군이 동원된 적은 없었다. 다른 국가에서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맞서 이스라엘 측의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공습이 계속되는 가운데 양측 희생자는 2150명 이상 집계됐다. 부상자는 8000명이 넘은 것으로 파악된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