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남들보다 조금 더 오래 후배, 친구들과 교류할 수 있었다. 특히 졸업 시즌이 되면 많은 친구의 연락이 온다. 표면적으로는 주로 대학원 진학에 대한 고민을 나에게 많이들 털어놓는다. 하지만 질문의 시작은 주로 본인이 아닌 나에 대한 질문이다. “선배는 왜 대학원 가셨어요?” 이 질문을 들을 때마다 나는 되려 “너는 왜 대학원을 생각하니?” 라고 물어본다. 대다수는 취업이 되지 않아 혹은 취업을 잘하기 위해 간다고 대답한다. 결국은 취업을 목적으로 더 좋은 곳에 취업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에 대학원을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최근 취업시장에서 석사 이상 학위를 가진 사람이 정말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과연 남들이 한다고 해 그것에 맞게 따라가는 거만을 목적으로 짧게는 2년, 길게는 6년을 넘는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을 지, 자신의 꿈과 정말 가까워지는지 되물어본다. 하지만 대다수는 자신의 꿈, 혹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알 지 모른 체 그저 따라가기 바빴던 자신을 생각하며 쉽게 대답하지 못한다.
흔히들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사람들은 직업을 이야기하곤 한다. 물론 그게 틀린 대답은 아니라 생각한다. 하지만, 무릇 꿈이란 자기의 이상향을 완성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편하게 사는 것, 돈을 많이 버는 것, 사람을 돕는 것 등 다양한 이상향이 곧 꿈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흔히 이야기하는 직업이라는 꿈은 자아실현을 돕는 하나의 수단 혹은 목적이라 할 수 있다. 나는 교수가 꿈이다. 교수는 학생에게 자신의 경험을 공유해주며 사람들을 더 이롭게 만들 수 있는 연구를 하는 직업이다. 즉, 연구를 통해 사람을 도우며, 자신이 겪은 일들을 공유하며 다양한 상황에서 이겨낼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멘토와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멘토라는 역할에 특별히 교수라는 직업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더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멘토의 역할을 하기에 교수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직업이다. 나는 멘토와 같이 어려운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며 이를 헤쳐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 교수라는 꿈을 가졌고 대학원에 가게 됐다.
자신의 꿈이 있는 친구는 보통 이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바로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 말한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대다수는 그러지 못한다. 한국 학생들은 나이를 손으로 샐 수 있을 때부터 경쟁하게 된다. 물론 본인은 느끼지 못할지 모르겠지만, 어린이집 혹은 유치원에서부터 시작된 경쟁은 학교를 들어가면서 더욱더 심화된다. 성적이라는 꼬리표와 함께 자신을 판단하는 수많은 요소에서 살아남기 위해 남은 신경 쓰지 않게 된다. 더욱더 심한 것은 자신이 원해서가 아닌 그저 남보다 뒤처지면 안 된다는 이유로 정신없이 학원과 공부에만 몰두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미 정해진 목표를 보고 정해진 답만을 강요받아온 친구라면 자신의 꿈과 이상향에 관한 탐구를 할 시간마저 없었을 것이다. 심지어 성인이 되는 첫 관문인 대학 선택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지 못해 성적에 맞춰 입학하는 것이 상당수이다. 나는 이런 친구들에게 지적하는 것이 아닌 20대가 됐을 때, 이제는 자신에 관한 탐구를 할 시간임을 알려주고 싶었다.
대학생 선배로서의 강연을 다닐 때도 나는 항상 같은 말을 해왔다. “자신이 하고 싶은 걸 찾아 그걸 하세요. 그래야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고, 그걸로 성장하게 될 겁니다.” 당연히 진로에 대해 연락을 하는 친구들에게도 비슷한 말을 해주며 항상 마지막은 이렇게 대화를 끝낸다. “대학교 졸업 전까지 너의 꿈을 찾기만 해도 성공한 거 아닐까? 혹여나 찾게 됐을 때 다시 너와 나의 꿈에 관해 이야기해 볼 수 있으면 좋겠어.” 물론 이 말에 대해 가볍게 생각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10명에게 말했을 때 단 2~3명 만이라도 자신의 꿈에 대해 깊게 생각하고 그것을 자신의 원동력으로 더 나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꿈이 있다고 해 상처를 받거나 실패가 없는 것은 아니다. 나 또한 10대 시절부터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었다. 하지만 그런 방황에서도 나를 일으켜준 건 결국 꿈이었다. 당연히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도움에도 일어서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도움 때문에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은 바로 꿈이 있기에 다시 일어날 수 있다. 나는 지금도 일과 학문에서 많은 실패를 겪고 있다. 처음에는 그런 사실이 부끄럽고 무서웠기에 숨기고 책임을 넘기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행동은 결코 나를 발전시킬 수 없고 나를 고립시켰다. 하지만 이런 실패와 책임회피를 인정하고 발전하기에는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얼마 전까지 나도 인정하는 자세를 가지기에 어려움을 많이 느꼈다. 하지만 최근 내가 본 리더들은 이를 행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나도 거기에 용기를 얻었으며 인정하는 자세를 가지게 되었다. 결과로 나는 인정을 받으며 이전보다 발전된 나를 만들 수 있었다. 결국, 멘토가 되고 싶다는 꿈이 용기를 이끌어냈고 나를 발전시키며 꿈에 더욱 가까워지게 하여준 것이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의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누구든 어떤 일을 하던 힘들고 넘어져서 상처 입는 일이 생기겠지만, 그것이 꿈을 향한 과정 중 하나라면 결국 방법을 찾아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 꿈이 막연해도 괜찮다. 누군가가 보기엔 꿈이라 생각하기 어려운 꿈이라도 좋다. 꿈이라는 것은 사람의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꿈이 있는 자와 없는 자의 차이는 눈을 감고 나아가는 것과 방향성을 가지고 나아가는 것의 차이만큼 클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내 주변 모든 사람이 무한한 동력인 꿈을 찾았으면 한다.
김민우 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ICT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