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스타트업이 성장하며 비즈니스 모델을 검증하는 과정을 겪게 된다. 이 단계에서 기업은 다양한 고객을 만나 브랜드를 알리고 제품·서비스를 판매하며 매출 성장을 이루어 나가게 된다. 이들 중 일부 스타트업은 눈에 띄는 J커브 성장을 보이는 데, 면면이 살펴보면 공통적 특징이 보인다.
바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고객에 가치를 부여하거나 경쟁이 무의미하게 만드는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는 가치 혁신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전략으로서, 블루오션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블루오션이라하면 레드오션dml 반대말로서 경쟁강도가 낮거나 새로운 개척 시장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있지만, 블루오션 전략은 기존의 레드오션에서도 새로운 발견을 통해 혁신을 이루는 경우도 포함한다.
미국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 '스퀘어'를 생각해보자. 트위터 공동창업자였던 잭 도시와 그의 동료 짐 맥컬비가 2010년 출시한 서비스다. 이들이 처음 선보인 카드리더기 결제 서비스는 전용 리더기를 스마트폰에 연결하면 POS를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로, 당시 미국의 신용카드 시장이 포화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성공했다. 참고로 스퀘어가 들어오기 직전 미국은 마스터카드, 비자,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같은 대형 카드 업체가 치열한 경쟁 상황에 놓여 있었고, 미국 성인의 75% 이상은 이미 하나 이상의 신용카드를 소지하고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스퀘어가 집중했던 시장은 신용카드 비고객들은 누구인지에 대한 것이었다.
예를 들어 미국의 피자배달원, 피아노 교사, 정원사, 베이비 시터와 같은 미국인들은 수고비를 받을 때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현금거래나 수표거래를 한다. 더불어 당시 2700만개에 달하는 미국 소규모 사업체 중 55% 이상 사업체들은 신용카드 결제를 사용하기를 원하지만 의사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은 사람들이다. 이들은 신용카드 결제 수단을 받을 경우 고객 편의성은 늘어날 수 있으나 비용을 들여 신용카드 단말기를 설치하는 데 따르는 문제가 귀찮거나, 사업이 아직 자리를 잡지 않아 매출이 적은 경우가 많다. 이러한 문제를 간파한 스퀘어의 경우 개인, 영세 사업체, 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사용하기 편한 플라스틱 리더기를 제작해 아이폰, 안드로이드, 아이패드에 부착해 결제가 가능하게 서비스를 구현했던 것이다.
스퀘어의 예에서 살펴보면 기존의 포화된 레드시장에서의 비고객이었던 사람 혹은 개척되지 않은 비고객 시장을 타깃으로 서비스를 만들어 고객 가치를 제공했으며 동시에 기존 카드사와 마케팅 출혈 경쟁 없이 전혀 다른 경쟁 구도를 만들어냈던 것이다. 이러한 가치 혁신에 대해 블루오션 전략에서는 '경쟁을 무의미하게 만들기(make competition irrelevant)'라 부른다. 스타트업이 성장하며 지향해야 할 바도 이러한 '경쟁의 관점을 이동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이미 포화된 상태의가방 시장에 뛰어든 에코백은 에루샤(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과 같은 명품 가방과 비교했을 때 품질, 디자인, 고급스러움, 서비스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상품이다. 그러나 동일한 선상에서의 구매요인이 아닌 새로운 요인(factor)를 제공함으로써 시장의 판을 아예 바꿔버릴 수도 있다.
이를 테면 ESG, 친환경(Eco-friendly) 관점에서 접근을 해서, 트럭의 방수포를 재활용해 제작한 프라이탁과 같은 가방 브랜드를 론칭한다든지, 에코백에 'save earth'와 같은 표기를 통해 에코백이 판매될 때 지구 환경을 위한 기부 캠페인이 전개된다는지와 같은 전략을 취하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과 접근은 소비자로 하여금 에코백을 구매할 때 '디자인, 품질, 가격' 요소를 따지기 보다는 '친환경, ESG'과 같은 키워드로 관점을 이동하게 만들기 때문에 레드오션에서의 동일한 경쟁 상황을 피하게 되는 것이다.
스타트업이 브랜드를 론칭해 제품·서비스를 홍보·마케팅하는 관점에서도 이러한 가치혁신 측면에서 고객에게 어떠한 가치를 줄 것인가, 경쟁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전략은 무엇인가를 생각하면서 접근하는 것이 현명하다.
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이사 glory@cnt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