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로 만든 '배양육' 내년엔 밥상 오를까

스페이스에프 배양육
스페이스에프 배양육

이르면 내년쯤 배양육이 밥상에 오를 전망이다.

김병훈 스페이스에프 대표는 “배양육 상용화 준비를 위해 대량배양과 동물대상 제품 안전성 평가를 진행중”이라며 “연말 안전성 평가 데이터가 나오면 시식회를 진행하고, 내년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5월 세포배양 식품을 식품 원료로 인정하는 내용의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을 공포·시행했다. 세포 배양 등 신기술을 적용한 신소재도 식품 원료로 인정해 식품 기준에 포함시키는 내용이다. 식약처는 배양육 안전성 평가와 제조·가공 가이드라인 등도 마련할 방침이다.

스페이스에프는 식약처 가이드라인이 발표되면 바로 허가받을 수 있도록 시제품 준비를 마쳤다. 상용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량생산 가능한 파일럿 공장도 구축했다.

김 대표는 “배양육은 실제 고기와 유사한 형태로, 맛도 맛이지만 영양학적으로 고기와 유사해야 한다”면서 “순도가 높은 근육 줄기 세포를 추출할 수 있어야 영양성분이 구현되는데 우리는 그 기술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배양육은 장기적으로 동물을 죽이지 않고도 고기를 얻을 수 있는 '도축 프리(slaughter free)'를 지향한다”면서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세포농업기술”이라고 말했다.

김병훈 스페이스에프 대표
김병훈 스페이스에프 대표

배양육은 살아있는 동물 세포를 채취한 뒤 세포공학 기술로 증식해 얻는 식용고기를 뜻한다. 인체에 해로운 포화지방산을 오메가3 같은 유익한 지방산으로 대체할 수 있다. 가축전염병인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AI) 같은 인체감염 우려, 축산물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분뇨, 오·폐수 등을 감소시킬 수 있다. 다만 아직 배양육은 단가가 비싼 편이다.

김 대표는 “식물성과 배양육을 혼합한 형태의 고기를 이용하면 단가가 낮아져 가격 경쟁력이 생긴다”면서 “배양육은 초반에는 가공육에 들어가는 원재료로 사용될 수 있다. 스팸이나 냉동식품, 돼지고기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군에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제품과 믹스를 통해 소비자 접근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배양육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본격적으로 브랜드를 만들고 마케팅에 돌입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11월에 공식 배양육 브랜드를 만들어서 브랜드 마케팅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현재 후보군 4~5개를 두고 고민중이며, SNS상에서 배양육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해 홍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내부적으로 시식회 등을 지속 진행하면서 맛 개선과 함께 영양학적으로도 분석하고 있다”면서 “현재 20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를 진행 중인데, 이를 마친 후 내년에는 미국과 싱가포르 등 해외 진출도 준비해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