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충돌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하마스의 공격으로 어린 딸을 잃은 한 아버지가 “차라리 축복이다”라는 비통한 심경을 전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이스라엘 남부 비에리 키부츠(집단 농장)에 거주하는 아일랜드 출신의 토마스 핸드씨의 사연을 전했다.
하마스의 공격이 시작된 지난 7일 오전 6시 30분, 핸드씨는 사이렌 소리와 함께 잠에서 깼다. 평소와 같은 공격이라고 생각됐지만, 얼마 후 총소리가 들리자 그는 8살짜리 딸 에밀리가 걱정돼 불안에 떨어야만 했다. 에밀리는 전날 친구네 집에서 하룻밤 자고 오겠다고 외출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는 딸의 친구 집으로 찾아가고 싶었지만 이미 마을은 무장세력이 장악한 상태였다. 몇 년 전, 암으로 아내를 잃은 핸드씨는 자신이 먼저 죽으면 혼자 남겨질 딸이 걱정돼 위험을 무릅쓰고 딸을 찾아 나설 수도 없었다.
그리고 며칠 뒤 핸드 씨는 딸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됐다. 그는 CNN과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에밀리를 찾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들(수색자)은 '에밀리가 죽었다'고 전했다”며 “그 말을 듣고 나는 '네'라고 했다. 내가 상상한 모든 가능성 중에 가장 최고의 소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에밀리의 죽음은 다른 어떤 상황보다도 낫다. 그들(하마스)은 인질에게 먹을 것도, 물도 주지 않는다. 딸이 몇 분, 몇 시간, 며칠, 어쩌면 몇 년을 어두운 방에 갇혀 신을 찾았을 것을 생각하면 죽음은 '축복'이다. 절대적으로 나은 선택지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한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전쟁이 격화되면서 양측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3000명에 육박했다는 보도가 나온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어린이 희생자가 500여 명 나왔으며,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크파르아자 키부츠에서는 영유아 시신 40구가 나오고 일부는 참수된 정황이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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