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와 관련해 최고위원들과 개별 면담에 나선 가운데, 강도 높은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부터 국회에서 최고위원과의 일대일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취소하고 최고위원들을 만나 강서구청장 선거 참패 타개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가장 먼저 김 대표를 만난 김병민 최고위원은 면담 직후 기자들에게 “수도권 원외 당협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입장에서 수도권 민심과 정서, 국민의힘을 바라보는 현 상황에 대해 있는 그대로 말씀드렸다”며 “국힘이 수도권에 있는 국민 마음을 가져갈 수 있도록 변화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인적 쇄신' 건의를 묻는 말에는 “구체적 말씀을 많이 드렸다”고만 답했다.
강서구청장 선배 참패와 관련해 국힘 지도부의 책임론을 놓고는 온도차를 보였다. 김가람 최고위원은 “당연히 책임감은 가져야겠지만, 어떠한 방식으로 국민 여러분께 보여드리는 것이 책임지는 것인지에 대해선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고 신중론을 폈다.
반면 장예찬 최고위원은 “책임을 덜 지자, 적당히 뭉개고 넘어가자는 분들의 일부 의견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강하게 드렸다”며 “적당히 넘어가는 면피성 대책 아니라 누가 봐도 지도부가 어려운 결단을 하고 '먼저 함께 책임지는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는 고강도 쇄신 의지를 밝힐 필요가 있다는 점을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전날 일부 지도부 인사들은 김 대표에게 보선 참패에 책임지는 방안으로 임명직 당직자 총사퇴를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홍준표 대구시장는 쇄신 없는 국민의힘 지도부를 맹비판했다. 홍 시장은 “아직 시간이 있는데 근본적인 당정쇄신 없이 총선 돌파가 될 수 없다”며 “얼굴 전체를 바꾸는 성형수술을 해야지, 분 바르고 화장한다고 그 얼굴이 달라지나”라며 여당의 근본적인 쇄신을 요구했다.
국힘은 오는 15일 의원총회를 소집,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당 쇄신 방향에 대해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당 지도부는 의총을 거쳐 보선 참패에 따른 당 쇄신안을 내놓는다는 구상이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