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운송장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이 사회문제로 대두된 가운데 이를 원천 차단하는 솔루션을 대형 홈쇼핑 업체가 전격 도입하면서 홈쇼핑과 오픈마켓 사업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보안솔루션 업체 홈넘버메타(대표 조남섭)는 온라인쇼핑몰에서 이름, 휴대폰 번호, 주소 등의 정보를 암호화한 11자리 숫자 '홈넘버' 공동인증을 통해 물품을 구매하고 배송하는 보안플랫폼을 개발, 본격 공급에 나선다고 15일 밝혔다.
회사가 공급하는 '홈넘버 보안솔루션'은 소비자가 온라인쇼핑 이용 시 홈넘버 회원가입 후 배송지주소마다 발급받은 번호로 주문과 배송을 처리한다. 쇼핑몰에 개인정보 대신 홈넘버만 입력함으로써 택배사에 개인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가상 번호인 핀값으로 처리해, 정보 유출을 방지한다.
이를 위해 회사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주관하에 한국인터넷진흥원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아 쇼핑몰-판매자-택배사 간 개인정보를 가상화한 딜리버리 핀(Delivery PIN) 홈넘버로 처리하는 공동망을 구축했다.
온라인쇼핑몰과 입점상품판매자는 수취인 개인정보를 따로 수집하지 않아도 택배를 접수해 운송장을 출력하고 택배사는 홈넘버메타에서 제공된 정보로 배송할 수 있다. 온라인쇼핑몰과 입점판매자가 수취인 개인정보에 대한 취급이 필요 없어 정보 유출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같은 구조는 이커머스 생태계에 참여하는 사업자의 법적 책임을 현저하게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 온라인쇼핑몰-쇼핑몰입점사-택배사 간 수발주 정보를 엑셀(Excel)을 통해 송수신하고 있어 잦은 개인정보유출 사고가 발생한다”며 “유통물류시장 내 이해관계자 간 표준화하고 단일화한 보안 플랫폼(연계시스템)이 필요한데 이를 충족하는 것이 바로 홈넘버 보안솔루션”이라고 말했다.
솔루션을 향한 시장 반응도 뜨겁다. 롯데홈쇼핑과 LG CNS, CJ대한통운, 롯데택배, 한진택배, 로젠택배, 우체국택배, 한국온라인쇼핑협회 등이 홈넘버메타와 파트너십을 맺고 솔루션을 활용·개발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국내 대형 홈쇼핑 업체와 서비스 이용과 사업제휴 계약을 맸었다.
회사는 '홈넘버 보안배송 시스템'으로 국내부터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지에서 특허를 획득했다. 지난 5월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 선정하는 우수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조남섭 대표는 “고객은 개인정보 보안에 관심을 가지고 안전하게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며 “사업자에게 보안 유지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전자상거래와 관련한 규제와 함께 효과적 보안솔루션 보급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20년 8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출범한 이후 보안 솔루션을 강화하려는 이커머스 업계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2021년 5월에는 9개 이커머스 업체가 개인정보보호 미흡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으면서다.
이커머스 사업자는 의무적으로 △계정 및 비밀번호 인증 △휴대전화 인증 △일회용 비밀번호(OTP) 인증 등 별도의 인증수단을 추가로 적용해야 한다. 대폭 강화한 개인정보보법이 지난달에 시행됨에 따라, 이커머스 업계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게 보안 업계 지적이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