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작업이 마무리 됐다. 지난해 1월 인수 계획을 발표한지 약 21개월 만이다. 스타크래프트·디아블로·콜오브듀티·오버워치 등 블리자드가 보유한 인기 지식재산(IP)이 MS 엑스박스 라인업에 순차적으로 합류할 전망이다.
MS는 영국 시장경쟁국(CMA)가 블리자드 인수를 승인한 이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서류를 제출하고 인수합병(M&A) 작업이 종료됐다고 밝혔다. 거래 규모는 92조원(687억달러)대로 미국 IT기업 M&A 가운데 최대 규모로 손꼽힌다.
양사 합병은 미국을 비롯해 영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국가 경쟁당국이 독점 우려를 제기하며 난항을 겪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는 법적공방까지 벌인 끝에 MS가 승소했다. 영국 CMA 역시 막판까지 반대 입장을 고수했으나, 클라우드 게임 판권을 프랑스 유비소프트에 매각한다는 MS의 수정안이 받아들여지며 가까스로 마지막 걸림돌을 넘어섰다.
CMA는 “스티리밍 게임에 대한 양보가 게임체인저였다”며 “새로운 거래는 클라우드 게이밍이 도약함에 따라 MS가 시장 경쟁을 저해하는 것을 방지하고 고객을 위해 경쟁력 있는 가격과 서비스를 보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MS 엑스박스는 글로벌 콘솔 게임 시장에서 소니 플레이스테이션(PS) 진영과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그동안 인기 프랜차이즈를 다수 보유한 PS 진영이 상대적으로 우위를 보이고 있었으나 이번 M&A 성사로 적지 않은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블리자드 산하 킹이 보유한 캔디크러시 사가 등 IP를 바탕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에도 본격 진입한다.
MS가 최근 힘을 주고 있는 구독형 게임 서비스 '게임패스' 또한 대대적인 라인업 강화를 예고했다. 게임패스는 월정액 요금을 내면 다양한 드라마·영화를 자유롭게 볼 수 있는 넷플릭스와 같이 인터넷 스트리밍 방식으로 고사양 게임을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다만 블리자드의 클라우드 게임 스트리밍 권한은 15년동안 유비소프트가 갖는다. 이 기간 동안 블리자드에서 출시했거나 새로 선보이는 게임은 유비소프트를 통해 다양한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에 서비스되는 형태다.
인수 후 블리자드 사업은 필 스펜서 MS 게이밍 사장이 총괄한다. 그는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다양한 관점을 기념할 수 있는 문화 속에서 이용자를 하나로 모으는 이야기와 경험을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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