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공간에서 마이룸에 친구 아바타가 놀러와 선물을 책상 위에 두면, 현실의 나는 증강현실(AR) 카메라를 통해 실제 내방 책상 위에서 친구 선물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친구 아바타와 실시간으로 대화하고, 랜선 집들이를 메타버스에서 할 수 있습니다.”
맥스트가 새롭게 내놓을 메타버스서비스 '틀로나(TLONA)' 개발을 총괄하는 유신일 상무는 “틀로나를 통해 새로운 메타버스를 만나게 될 것”이라며 “현실과 가상간 연결이 틀로나 서비스의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팬데믹' 시기 전세계 시민이 모두 고립됐을 때 메타버스는 사람을 연결할 대안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수년이 지난 현재 많은 메타버스 서비스는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서비스에 어려움을 겪거나 아예 서비스를 접은 곳도 있다.
최근 시장이 주춤하는 것은 국내만의 일이 아니다.
메타버스 사업을 전략적으로 키우기위해 이름까지 바꾼 메타도 메타버스 사업에 한발 거리를 두면서 국내 기업들도 메타버스 사업을 하나둘 씩 접는 상황이다.
유 상무는 먼저 “엔데믹 이후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실외 활동 중심의 보복 소비로 이어지며 가상 세계에 접속할 유인이 많이 줄어들었다. 메타버스는 현실 속 활동을 넓혀가는 유저와의 접점을 찾아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메타버스 유형은 크게 소셜 커뮤니티형(이프랜드 등), 크리에이터 기반 게임형(로블록스, 더샌드박스 등), 가상부동산 거래·개발형(어스2, 디센트럴랜드 등), 모임·수업·오피스 등 유틸리티형(게더타운, ZEP 등) 등으로 묶어볼 수 있다.
커뮤니티형은 아바타나 공간에서의 경험 등 콘텐츠를 통해 유저들이 소셜 활동을 경험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들은 최근 크리에이터 유저들이 아바타 의상, 공간 경험 등 콘텐츠를 직접 제공하는 방향으로 심화되고 있다.
게임 메타버스는 유저가 직접 만드는 게임 및 아이템을 거래하고 수익을 얻는 구조인데, 크리에이터 외의 일반 유저들이 서비스에 머물게 하는 것은 역시 게임을 즐기면서 학교 친구, 외국 친구와 대화하는 등 소셜한 경험이다.
가상부동산 메타버스는 탈중앙화와 웹3.0 개념과 결합해 대체불가토큰(NFT) 등 사용자 투자 심리에 기대는 게 특징이다. 일반 사용자가 유입돼 즐길 거리나 사회관계망 형성에 아직 부족함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유틸리티성 메타버스는 엔데믹 이후 활용도가 떨어지는 모임, 회의 등의 경험에서 확장해 교육, 게임, 행사 등의 콘텐츠를 크리에이터가 직접 창작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유 상무는 “결국 핵심은 특정 목적에 잘 부합하는 도구로서 메타버스 콘텐츠를 손쉽게 창작하게 함으로써 해당 수요를 가진 사용자를 끌어들이거나, 메타버스 공간 경험이 기존 소셜 서비스들과는 다른 차별적 경험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맥스트는 10년 넘게 갈고 닦아온 증강현실 및 3D 리컨스트럭션 등 기술을 보유해 자연스럽게 가상 공간, 그것도 현실과 연결된 공간을 통한 사용자 경험 제공에 집중할 계획이다.
카메라로 현실 공간을 스캔해 3D 모델로 재구성하는 3D 리컨스트럭션 기술은 실제 나의 공간을 가상세계로 옮길 수 있도록 돕는다. 여기에는 동시로컬화 및 매핑(SLAM) 기술과 시각위치측정시스템(VPS) 기술이 사용된다. 현실을 카메라로 비추는 사용자 위치와 방향을 정확하게 특정해 사용자 시야에 따라 가상의 객체를 그 자리에 정합 시킬 수 있다. 친구 아바타가 선물이나 쪽지를 현실에서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이다.
기술 진보도 맥스트가 틀로나의 성공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애플은 최초의 공간 컴퓨터라고 얘기하는 '애플 비전 프로' 공개를 앞두고 있다. 가상 키보드와 터치패드를 지원해 사용자가 작업에 맞는 완벽한 공간을 구성하거나 강력한 PC 기능을 갖춘 비전 프로에서 또렷한 글씨를 표시된 거대한 개인용 휴대형 4K 디스플레이를 경험하게 된다.
인공지능(AI)의 발전은 3D 가상세계 사용자 콘텐츠 생산력과 경험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일례로 챗 GPT를 통해 가상 공간에서 다른 사용자가 아닌 사람이 직접 조작하지 않은 NPC 캐릭터 가상 인물과의 상호작용도 가능해져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될 수 있다.
맥스트는 '틀로나'가 플랫폼, 콘텐츠, 수익모델 등에서 차별화된 세계가 될 것이라고 했다.
먼저 플랫폼 측면에서 맥스트는 SLAM, VPS, 공간지도 생성 기술 등을 통해 가상과 현실이 연결된 XR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개발 플랫폼을 준비중이다. AR 글래스, XR 헤드셋 등 디바이스와 협업해 공간 컴퓨팅을 위한 기술 상용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콘텐츠 측면에선 틀로나는 '틀로나 빌더'를 통해 현실의 공간을 누구나 스캔해서 가상으로 옮기며 공간의 경험을 창작할 수 있다. 게임과 아바타 등 크리에이터를 위한 수익구조를 통해 콘텐츠 생산의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수익 모델면에선 기존 메타버스에서 사용되는 가상공간의 콘텐츠 크리에이터 경제 모델은 물론 가상공간을 마케팅 용도로 제공하는 방식과 월드 내 사용자 유료템 판매, 광고 모델 등을 갖출 계획이다.
유 상무는 “'팝업스토어'와 같이 온오프라인 통합 마케팅이 필요한 영역에 룸 리컨스트럭션 및 XR 경험을 제공하는 등 오프라인 비즈니스와 연결된 지점에서 수익모델의 가능성도 적극 모색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경민 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