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트럭에 시신 보관”…이·팔 사망자 4천명 넘었다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폭격으로 건물들이 무너진 가자지구 칸 유니스에서 주민들이 모여있다. 사진=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폭격으로 건물들이 무너진 가자지구 칸 유니스에서 주민들이 모여있다. 사진=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이 열흘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양측에서 집계된 사망자 수가 4000명을 넘겼다.

시신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시체 보관실이 가득 차자, 냉동 트럭과 텐트 등을 임시 영안실로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측은 사망자가 1500여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도 이날 저녁까지 집계된 누적 사망자가 2670명이라고 밝혔다. 양측의 사망자 수가 4100여 명에 달하는 상황이다.

사망자는 앞으로 더 크게 늘 것으로 보인다. 가자지구 병원에는 환자들이 밀려들고 있고, 의약품이나 연료 등이 부족해 부상자들이 사망자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현재 가자지구 내 부상자 수는 9600여 명이다.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나세르 병원의 경우 중환자실에는 공습으로 다친 3세 미만의 어린이 환자들로 가득한데, 이 병원의 발전용 연료는 16일까지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다. 발전용 연료가 떨어지면 산소호흡기나 신장투석기 등을 가동할 수 없다.

또 부족한 시체 보관실을 대신해 아이스크림 냉동 트럭과 텐트 등에 시신을 임시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데이르 알 발라에 위치한 알 아크사 병원의 야세르 알리 박사는 “병원의 시신 보관실이 가득 차 아이스크림 공장에 있는 아이스크림 냉동고를 가져와 임시 영안실로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마스를 향해 대대적 보복 대응에 나선 이스라엘이 곧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국제사회도 일제히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아라비아반도 및 북아프리카 등지의 아랍권 국가들로 구성된 아랍연맹(AU)은 이날 아프리카 전체 55개국이 회원국으로 가입해 있는 아프리카연합(AL)과 공동성명을 통해 “더 늦기 전에 재앙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두 기구는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내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두고 “전례 없는 규모의 대량학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상전 계획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