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혹시 모를 공기 중 병원성 박테리아 감염 불안을 낮출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향후 다중이용시설 공기 모니터링을 통해 의료, 식품 안전,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은 임은경 바이오나노연구센터 박사팀이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대기 중 병원성 박테리아를 검출할 수 있는 플랫폼 개발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박테리아 검출에는 미생물을 분리 배양해 종을 판별하는 분리 동정법, 생화학적 특성을 확인해 판별하는 생화학 동정법 등이 전통적으로 사용되나, 박테리아 분리 배양과 생화학적 반응 모니터링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결과도 부정확하다.
최근에는 유전자 증폭기술(PCR)이나 염기 서열 분석 기술(NGS), 질량 분석 기술(MS) 등 첨단기술을 이용하면서 신속성과 정확성은 높아졌지만, 고가 장비와 전문기술이 필요하거나 높은 검사 비용이 든다.
현장에서 샘플을 채취해 실험실로 운반하는 과정에서 샘플이 오염될 우려도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바이오센서는 현장에서 별도 분석 장비 없이 시료 색 변화로 누구나 손쉽게 표적 박테리아를 검출할 수 있다.
연구팀은 박테리아가 유레이스라는 효소를 생산하고, 이 유레이스가 암모니아를 만들어낸다는 것에 착안했다. 암모니아를 만나면 노란색에서 밝은 자주색으로 변하는 시약을 제작했다.
시약에는 크리스퍼(CRISPR) 유전자가위 기술을 적용했다. 표적 박테리아 유전자와 결합하면 유레이스 효소 발생이 증폭돼 보다 극명한 색 변화를 일으키도록 했다.
1시간 내 육안으로 표적 박테리아를 검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함께 개발한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면 더욱 정밀하고 빠르게 박테리아 농도를 분석할 수 있다.
임은경 박사는 “유전자가위 기술과 비색 변화 기술을 융합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현장에서 시각적으로 신속하게 공기 속 부유하는 병원성 박테리아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며 “향후 제품화를 통해 실내외 환경 모니터링과 공중 보건관리 및 감염병 예방 및 확산 방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