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전사자원관리(ERP) 1위 더존비즈온과 세계 1위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CSP)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협력은 '해외 시장 진출'과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한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라는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더존비즈온은 ERP 사업 시작 20년 만에 글로벌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소프트웨어(SW) 업계는 더존비즈온이 클라우드 네이티브에 맞춰 개발한 솔루션부터 전략 판매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국내 중소 SaaS 협력사까지 동반 진출할 경우 낙수 효과 극대화로 국내 생태계에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
◇더존비즈온-아마존 '최적 파트너' 택했다
더존비즈온은 글로벌 기업인 AWS와 '글로벌 SaaS 시장 진출 및 서비스 공동 개발·출시' 업무협약(MOU)으로 아시아(일본·중국)를 넘어 다른 대륙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게 됐다. ERP와 그룹웨어, 클라우드·빅데이터 기반 비즈니스 플랫폼 등 핵심 솔루션인 △ERP 10 △아마란스(Amaranth) 10 △위하고(WEHAGO) 등을 AWS 클라우드 위에서 공급할 길이 열렸다.
더존비즈온은 SaaS를 중심으로 한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해왔다. 글로벌 경쟁사가 한국 진출을 강화한 데다, 국내에 안주할 경우 수익성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해외에서는 더존비즈온 솔루션의 높아진 인지도와 기술력에 따라 수요가 커졌다. 회사가 기업용 솔루션 분야 투자를 지속하고, 경쟁력을 확보한 데 따른 것이다. 업계 안팎에선 해외 시장 공략은 시기 문제일 뿐 임박했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AWS도 더존비즈온이 필요했다. 국내 최대 SaaS 기업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면 한국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배력을 한층 더 강화하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SW 기업 고위 관계자는 “AWS코리아의 국내 점유율이 과반을 차지하지만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공지능(AI) 결합 서비스와 애저를 토대로 추격에 나서고 있다”면서 “AWS로서는 더존비즈온 솔루션 같은 양질 컨텐츠를 확보해 제공할 경우 고객을 더 늘릴 수 있고, 추가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존비즈온, 판매 전략 세분화할 듯···국내 SaaS 생태계 '낙수' 기대
더존비즈온은 핵심 솔루션 가운데 아마란스 10과 위하고, 데이터레이크 머신러닝운영(MLOps) 플랫폼의 경우 리아키텍처링 방법으로 개발했다. 리아키텍처링은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애플리케이션을 근본 재설계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즉각적으로 AWS를 통해 해외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ERP 10 판매 전략은 세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찌감치 개발을 완료한 만큼 클라우드 네이티브화와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더존비즈온이 최소한 변경으로 애플리케이션을 빠르게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리프트앤시프트 방식을 우선 적용하고, 향후 개선시켜 나가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번 협력에는 더존비즈온 핵심 솔루션의 글로벌 SaaS 통합 플랫폼 개발과 구축, 유지보수와 운영이 포함돼 있어 이같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국내 중소 SaaS 기업들은 낙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더존비즈온이 위하고를 중심으로 한 '더존비즈온 SaaS 통합 플랫폼'에 국내 중소 SaaS 솔루션을 연계, 해외 시장을 함께 공략하는 전략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결국 위하고 등이 AWS 클라우드 위에서 판매되면 국내 중소 SaaS 기업 수익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