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무기물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난제인 칩 크기 감소에 따른 발광효율의 급격한 저하와 주입 전류 증가에 따라 발광효율이 감소하는 드룹(droop) 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신개념 초미세 마이크로LED 개발에 성공했다.
풀컬러 질화물 반도체로 구성된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제작으로 초고해상도·초실감 메타버스용 디스플레이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광기술원(원장 신용진)은 백종협 광반도체디스플레이연구본부 박사팀이 광반도체 소재 전문기업 인 조간 세미(ZOGAN Semi) 소속 유웅렬 박사, 심종인 한양대 나노광전자학과 교수팀이 공동으로 칩 크기와 주입 전류밀도에 관계없이 내부 양자효율 90% 내외를 유지하는 고효율 초미세 마이크로LED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무기물 마이크로LED는 TV, 모바일폰,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 초실감 디스플레이 광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무궁한 잠재력에도 불구, 칩 크기와 전류밀도 변화에 따른 발광효율 변동이 심해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 제품에 적용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
특히 20㎛ 이하의 초미세 크기에서는 발광효율이 급격히 감소할 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패널 구동에 필요한 저 전류 구간에서 비 발광 재결합 손실이 심하게 증가하는 문제점을 보였다. 그동안 칩의 측면을 보호하는 패시베이션 공정을 도입해 일정 부분 효과를 거두긴 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않았다.
1000 픽셀 퍼 인치(ppi) 이상의 초실감 해상도 구현을 위해서는 수 ㎛급의 초미세 마이크로LED가 요구되며 칩 크기가 작을수록 디스플레이 제조 비용을 낮출 수 있기에 많은 기업이 초미세 크기의 마이크로LED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지만 지금까지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은 없었다.
공동 연구팀은 질화물 반도체상에 p형 산화물 반도체를 단결정 형태로 증착한 새로운 구조를 제작함으로써 무기물 마이크로 LED의 난제를 해결에 성공했다.
실험 결과 △새로운 구조를 통해 에피층에서의 스트레스가 완화되고 △발광효율이 증가했으며 △외부 전기장이나 구조와 관계없이 마이크로LED가 받는 물리적 스트레스 변화를 억제할 수 있었다. 구조는 칩 크기가 감소했음에도 불구, 패시베이션 공정 없이 표면 비발광 재결합 손실이 획기적으로 낮아지고 높은 발광효율을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초미세 마이크로LED는 청색뿐만 아니라 녹색, 적색 질화물 발광소자에도 효과가 있어 풀컬러 질화물 반도체로 구성된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제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에 새로 개발한 '질화물/산화물 반도체 이종 접합구조를 갖는 무기물 발광소자'를 '조간(ZOGAN) 마이크로LED'로 명명하고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 제품 적용과 기술 상용화를 위해 복수의 글로벌 기업과 협의 중이다.
신용진 한국광기술원장은 “이번에 개발된 저전력·고효율 초미세 ZOGAN 마이크로LED는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위한 최적의 광원”이라며 “메타버스용 초실감 디스플레이의 상용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2012년부터 3년간 산업통상자원부 지원으로 수행했던 광소자 그랜드컨소시엄 사업을 통해 이번 연구의 기반이 된 초고효율 광전소자 표준공정을 개발한 바 있다.
산업부 광융복합산업 글로벌경쟁력강화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내년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 예정인 '국제광학 및 포토닉스학회'에 초청돼 논문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광주=김한식 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