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반도체 설계 분야 인력 부족을 해결할 방법론으로 부상했다. 단순 반복 작업을 AI 알고리즘으로 대체, 반도체 설계 생산성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김형주 시높시스코리아 제품솔루션세일즈 디렉터(상무)는 19일 전자신문이 개최한 테크세밋 2023에서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도전과제와 이를 해결할 AI 기술을 소개했다. 시높시스는 반도체 설계에 필요한 툴인 설계자동화(EDA) 솔루션 세계 1위다.
김 디렉터는 “최근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는 인적 자원(리소스) 부족과 폭발적인 데이터세트 증가라는 도전 과제에 직면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AI가 급부상했다”고 밝혔다.
인적 자원 부족은 반도체 회로를 설계할 엔지니어가 없다는 의미다. 반도체 회로가 나노 단위로 미세화되고 칩 크기도 커지면서 엔지니어가 설계해야 할 영역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이는 기존 반도체 설계 인력 공급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김 디렉터는 지적했다.
그는 “설계 인력 부족은 결국 '타임 투 마켓', 시장이 요구하는 성능의 반도체를 제 때 공급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부연했다.
시높시스를 포함한 EDA 업계는 이같은 어려움을 AI 기술로 해결하고 있다. 반도체 설계는 각종 정보 값을 EDA 솔루션으로 결과값을 도출하는데, 워낙 처리해야할 데이터가 방대하다보니 시간과 비용이 크게 소모됐다.
AI는 사람이 직접해야 할 작업을 알고리즘으로 처리,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한 예로 실제 시높시스가 5나노 반도체 칩 요구조건을 AI 기반 EDA 솔루션으로 최적화하는데 단 이틀 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김 디렉터는 밝혔다. 기존 사람이 직접했으면 수개월이 걸리던 작업이다. 인력면에서 여유가 생기면 연구개발(R&D) 등 보다 혁신 투자를 강화할 수 있다.
AI를 접목한 EDA 솔루션 수요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김 디렉터는 “시높시스 AI EDA 솔루션으로 반도체 칩을 테이프아웃(설계를 마치고 공정으로 넘어가는 단계)한 사례가 270개 이상”이라고 밝혔다. 올해 초 100여개 수준이었던 사례까 수개월만에 두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반도체 핵심 경쟁력인 성능(P)·전력(P)·면적(A)을 개선하는 방법으로도 AI가 주목된다. PPA를 개선하려면 최적의 회로 설계 방법을 찾아야하는데, 이를 AI로 대체하면 그 속도를 대폭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디렉터는 “PPA 뿐 아니라 테스트와 패키징 설계까지 AI 적용 범위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설계한 반도체를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별로 공정 최적화하는데도 AI가를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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