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한국의 교육도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디지털 대전환은 인공지능(AI) 등 기술을 활용해 학생들에게 맞춤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교육부는 조직 변화와 더불어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방안', 'AI 디지털교과서 추진방안', '에듀테크 진흥방안'을 발표했다. 전자신문과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그 간 교육부에서 추진해 온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정책의 추진 현황과 향후 남은 과제를 짚어본다.
정부는 2025년 도입을 목표로 AI 디지털교과서 개발을 추진 중이다. 최근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 AI 디지털교과서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등 필요한 절차를 밟고 있으며, 개발사들도 본격적인 개발에 돌입했다.
AI 디지털교과서는 교육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의 핵심 사업으로 올해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지난 6월 추진방안을 발표한 후 8월에는 개발 지침을 공개했다. 최근에는 AI 디지털교과서를 '지능정보화 기술을 활용한 소프트웨어'로 정의하는 내용의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이에 따라 AI 디지털교과서는 법적인 지위를 부여받게 됐다.
2025년 수학, 영어, 정보, 특수교육 국어 교과에 우선 도입되며, 2028년까지 국어, 사회, 역사, 과학 등의 과목으로 확대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수학 교과에는 인공지능 튜터링 기능을 적용하여 학생 맞춤 학습을 지원해 '수포자(수학 포기자)'를 방지하고, 영어 교과는 AI 음성인식 기능으로 말하기 연습도 지원한다. 정보 교과는 정규 교육과정 내에서 코딩교육 체험·실습을 강화하는 데 방점을 둘 계획이다.
모든 사용자가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AI 디지털교과서를 만들기 위해 지난 7월 디자인씽킹을 활용한 디자인 워크숍을 실시해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원하는 AI 디지털교과서의 밑그림을 그렸다. 이어 8월에는 2025년 도입이 예정된 수학, 영어, 정보, 국어(특수교육) 교과 교사들을 대상으로 아이디어를 수렴했다. 이렇게 모아진 아이디어는 8월 말 발표한 개발지침에 반영됐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이다.
AI가 수집하고 분석한 학생 개개인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 학습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게 되면 학생은 자신의 수준과 속도에 맞는 학습이 가능해진다. 학부모는 자녀에 대해 보다 풍부한 정보를 제공받아 자녀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교사들은 학생의 데이터를 활용해 수업을 설계하고 학생들의 사회·정서적 변화를 관찰 진단하여 인간적 성장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
AI 디지털교과서는 'AI 튜터'로서 학생들이 개념적 지식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며, 동시에 'AI 보조교사'로서 교사에게 학생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교사가 수업을 설계하고 학생들의 사회·정서적 변화를 관찰·진단하는 역할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울 것으로 기대된다. 즉, 학생들은 AI 디지털교과서로부터 사전에 지식을 전달받고 교사와는 토론, 프로젝트 학습, 거꾸로 학습(Flipped Loarning) 등 문제해결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참여형 방식의 수업이 가능해진다
이처럼 AI 디지털교과서가 교실의 변화를 만들어내면 학생들은 자신만의 학습경로를 구축할 수 있고 교사, 친구들과 수업을 만들어가게 된다.
특히 AI 디지털교과서가 교육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역할과 역량이 중요하다. 교육부는 2025년 AI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될 교과 교사를 대상으로 내년 대규모 연수를 준비 중이며, 국회에도 교원의 디지털 기반 수업혁신 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 예산 등을 지원하는 내용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황이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