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을 활용해 기후문제 해결에 나서는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데이터 수집, 3차원(3D) 프린팅 등 폐자원을 재활용하거나 발생 자체를 줄이는 기술을 적극 활용했다. 이들 기업은 대기업,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하며 성장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자원 순환 인프라 기업 오이스터에이블은 지난 8월부터 서울 서초구청에 다회용컵 반납기 랄라루프를 운영하고 있다. 반납기에 다회용컵 QR코드를 인식하고 계좌정보를 입력하면 앞서 지불했던 보증금을 환급받는 방식이다. 서울 중구 일대 스타벅스 매장에 도입한 다회용컵 반납기도 오이스터 제품이다.
이번 서초구청 설치는 지난 4월 서울시 다회용컵 시스템 구축사업 민간보조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이뤄졌다. 서울시가 최근 2026년까지 폐플라스틱 발생률을 10% 감축하겠다고 밝히는 등 자원순환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된 만큼 회사는 다회용기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세웠다. 회사는 QR 인식으로 다회용컵 사용 횟수 등을 관리하고, 반납뿐만 아니라 대여까지 가능한 기기를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배태관 오이스터에이블 대표는 “쉽고 편리하게 재활용품 분리배출과 재사용을 실천하도록 다회용컵 이력 관리 등 12건의 특허를 확보했다”면서 “지자체와 협업하며 스마트시티 구축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사업 확장을 위해 연내 약 2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폐식용유 수거 플랫폼 기업 올수는 지난해 11월 에쓰오일로부터 7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올수는 전국 식음료 매장에서 나오는 폐식용유를 수거하는 서비스를 한다. 축적된 폐식용유 수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견적,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지표 등을 제공한다.
올수는 수거한 폐식용유를 바이오디젤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EU가 2025년부터 항공유 중 지속가능항공유 2% 이상 사용을 의무화하는 등 탈탄소 실현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김기옥 올수 대표는 “시흥에 폐식용유 수거 거점을 마련하는 등 폐기물 솔루션으로 친환경 에너지에 기여하겠다”면서 “사업 확장을 위해 내년 초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필요한 수량만 생산하는 주문제작인쇄(POD) 방식으로 폐기물 감축에 나서는 스타트업도 있다. 굿즈 제작 전문 기업 마플코퍼레이션은 최소 주문 수량 없이 1500여개 상품을 제작할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필요한 수량만 생산하는 만큼 재고낭비를 막는 효과가 있다.
커스텀 안경 스타트업 브리즘은 3D프린팅 기술로 선주문·후생산 시스템을 완성했다. 기성안경은 제작 과정에서 원재료만 80~90%가 폐기되는 데 비해, 2018년 처음 오프라인 매장을 연 브리즘은 3D프린팅으로 안경 3만개를 제작하면서 원재료 약 8000㎏과 탄소 160톤을 절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