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저니,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저작물성이나 저작자를 누구로 볼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2023년 8월 미국 지방법원은 AI 창작기계 '다부스'(DABUS)가 생성한 '낙원으로 가는 입구'의 저작권 등록을 거부한 저작권청 결정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저작물이란 인간의 사상과 감정의 창작적 표현을 말한다. 저작물성을 갖기 위해서는 첫째 '인간의' 사상과 감정이 담겨야 한다. 둘째 '창작적' 이어야 하며, 셋째 '표현'돼야 한다. 이러한 요건을 갖추지 못할 경우에는 저작물성은 성립되지 아니한다. AI 생성물과 관련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는 것은 '인간의'라는 문구다. 인간의 의도성을 강하게 알고리즘화한 경우라면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한 것으로, AI 생성물의 저작물성을 인정받을 가능성도 있다.
저작권법은 저작물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정의함으로써 창작성을 저작물성의 요건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AI를 활용한 경우도 창작적 기여를 인간이 했다는 것이 저작물의 성립요건이다. AI에 의한 창작은 프롬프트를 통해 이뤄진다. 이로 인해 생성된 AI결과물의 인과관계는 중요하다. 프롬프트는 생성형AI의 용도나 목적이 자연어 방식의 입력을 AI모델이 분석해 그 의도에 따라 결과를 생성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목적에 충실하게 결과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AI 생성물은 인간의 관여 정도에 따라 창작적 기여를 확인할 수 있다면 저작물로서 인정될 수 있다.
AI가 생성한 결과물은 인간의 기여도에 따라 3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AI가 도구적으로 사용되는 과정에서 인간의 창작성적 기여가 있다면 저작물로 볼 가능성이 높다. 타인의 것을 모방하지 않고 독자적인 사상과 감정을 표현한 것이라면 창작성이 인정된다.
다음으로 단순한 아이디어의 제공이나 지시명령은 창작적 기여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지만 프롬프트를 통해 내리는 명령이 AI모델에 대한 구체적인 지시명령의 형태로 나타나고, 그에 따른 인과관계로서 결과물이 생성되는 것이라면 창작적 기여를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창작의 개념이나 방식이 프롬프트 창작처럼 자연어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바뀌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창작성의 절대적 가치를 판단하지 않는 이상 프롬프트 내용이 단순하거나 구체적이라고 하여 다르게 판단할 수 있는 것인지는 의문이다.
마지막으로 인간의 관여가 없는 자율형 AI는 저작권법에 따른 저작물성을 인정받을 여지는 없으므로 권리·의무의 주체를 인간으로 한정하고 있는 현행 법체계를 바꾸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저작자는 인간의 사상과 감정이 담긴 창작적 표현인 저작물을 만든 사람이다. 도구적으로 사용한 경우에는 해당 이용자에게 저작권이 귀속된다. 다만, 투자 활성화 등을 위해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은 생성물에 대해 업무상저작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이다.
업무상저작물은 법인·단체 그 밖의 사용자 기획하에 법인 등 업무에 종사하는 자가 업무상 작성하는 저작물을 말한다. AI모델을 구축한 사업자가 생성물에 대한 권리도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사업자는 AI모델에 대한 권리를 갖는다는 점에서 이용자의 생성물까지 권리주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저작물을 직접 창작한 자가 권리를 갖는다는 '창작자 원칙'에 따라 이용자가 생성물에 대한 권리를 취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윤명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글로벌게임전공 교수 digitallaw@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