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신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와이프·아이들 빼고 다 바꿔야… 시간을 달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면담하기 전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면담하기 전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롭게 혁신위원회 수장을 맡은 인요한 위원장이 국민의힘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인 위원장은 혁신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인요한 신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국민의힘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내려와야 한다”며 “이건희 회장 말씀 중 생각난 게 와이프하고 아이들 빼고 다 바꿔야 한다는 말이다. 희생 없이는 변화도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에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혁신위원장에 인요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인 위원장은 특별귀화 1호 한국인이다. 그는 대학 재학 중 5·18 민주화운동 시민군의 외신 영어 통역 활동을 했고 지난 1992년에는 한국형 앰뷸런스를 최초로 개발했다. 인 위원장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목련장(2005년)을 수상했고 지난 2012년 특별귀화 1호 한국인이 됐다.

아울러 그의 가문은 4대에 걸쳐 한국의 발전을 위해 헌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증조부인 유진 벨씨는 구한말과 일제 강점기 당시 호남지역 선교 및 교육, 의료 활동(숭일학교, 수피아여학교 및 광주기독병원 설립) 등을 펼쳤고 조부인 윌리엄 린튼 씨도 일제 강점기 선교사 및 교육자로 1919년 전북 군산 만세운동을 지도하고 국제 사회에 3.1운동의 지지를 호소한 독립유공자다. 아버지인 휴 린튼 씨는 6.25 전쟁 인천상륙작전에 미 해군 대위로 참전한 뒤 전남 순천을 중심으로 활동한 선교사이자 순천기독치료소를 설립하여 결핵 퇴치에 헌신한 인물이다.

김기현 대표는 혁신위원회에 전권을 부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지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당한 큰 패배 이후 민심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개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중앙당사에서 인 위원장을 만나 “국민의힘이 국민의 사랑을 받는데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의 관계가 사실상 일방적인 데다 인 위원장이 정치와의 거리가 먼 인물인 점을 고려하면 진통도 예상된다. 혁신위원장 전권에 관한 내용과 범위 등이 확실하지 않은 탓이다.

인 위원장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내 혁신위원회가 줄곧 실패한 원인을 조급함에서 찾은 것으로 보인다. 충분한 시간을 통해 혁신에 대한 당 내외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의지도 읽힌다.

인 위원장은 “32년 동안 교편을 잡았다. (정치는) 새로운 일”이라며 “시간을 달라. (정치를) 배우는 데 예습·복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