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감사에서 7억원대 전산망 납품 비위가 적발된 게임물관리위원회가 현 김규철 위원장 재임 시기인 2021년부터 진행한 사업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3일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이 게임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게임위는 2021년 6월 '등급분류시스템 고도화'(이하 고도화) 사업을 시작했다.
게임위가 기존에 내용정보 기술서를 제출받아 검토하던 등급 분류 업무를 체크리스트 제출로 간소화하고, 등급 분류 결과를 모바일로 통지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이었다. 고도화 사업은 프로토타입(시제품) 시스템을 만드는 1차와 실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2차 사업 두 단계로 나눠 진행됐다.
게임위는 2021년 8월 A업체와 계약을 체결해 고도화 사업을 관리·검수하는 프로젝트 관리(PMO)를 맡겼다. 이어 10월에는 B업체와 시스템 개발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B업체는 1차 사업이 끝난 지난해 2월 주간 보고문건을 통해 시스템 구현율이 66%라고 게임위에 보고했다. 당초 구축하기로 한 전체 시스템의 3분의 1이 기한 내에 제대로 구현되지 않은 것이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검수가 끝난 같은 해 3월 중순 기준으로도 구현율은 77.6%에 불과했다. 하지만 게임위는 이어진 2차 사업도 B업체에 맡겼다. 그러나 게임위는 이 의원실에 국정감사 자료를 제출하면서 1차 사업 종료 당시 구현율이 100%였다고 기재했다.
고도화 사업 PMO를 맡은 A업체는 앞선 사후관리 사업에서 2단계 감리를 맡아 허위 감리보고서를 작성한 업체와 동일한 곳이다. 사후관리 사업 과정에서 허위 보고서, 해명 자료 작성을 주도했다가 현재 조폐공사로 이직한 C팀장도 고도화 사업의 하청업체 및 PMO 업체 선정 과정에 책임자 또는 실무자로 참여했다.
A업체는 2022년 이어진 2단계 고도화 사업의 PMO까지 수주했다. 2년여간 사업 용역과 PMO에 들어간 계약금은 1차 2억2000만원, 2차 4억원 등 6억원 이상이다.
게임위 관계자는 “현재 해당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며 “감사원 결과가 나오기 전 입찰이 진행돼 문제 업체가 다시 수주를 하게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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