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학생 '고카페인' 레모네이드 마시고 사망…유족, 카페에 소송

고카페인 음료. 사진=파네라 브레드
고카페인 음료. 사진=파네라 브레드

고카페인 음료를 모르고 마셨다가 사망한 미국의 한 20대 여성 유가족이 카페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CNN 비즈니스에 따르면, 사라 카츠(당시 21세)는 지난해 9월 친구들과 함께 빵과 음료를 판매하는 프랜차이즈 카페 '파네라 브레드'를 찾아 '충전(Charged) 레모네이드'를 주문했다.

음료를 마신 지 몇시간 만에 카츠는 심정지 상태에 빠졌고,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숨졌다.

사인은 'QT간격 연장증후군(LQTS; Long QT syndrome)'으로 인한 심장 부정맥이었다. LQTS는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불규칙한 심장 박동을 유발하는 질병으로 카츠가 5살 때부터 앓고 있던 질환이다.

카츠는 어린 시절부터 약물 복용과 함께 카페인을 제한해 증상을 꾸준히 관리해왔다. 그러나 이날 카츠가 평범한 레모네이드라고 생각해 주문한 '충전 레모네이드'는 카페인과 각성제 성분인 과라나 추출물 등이 다량 함유된 고카페인 음료였고 이로 인해 사망했다는 것이 유족 측의 주장이다.

카츠의 유족은 카페인이 심장 질환을 앓는 이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도 파네라 브레드가 소비자에게 이를 적절하게 알리지 않았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카츠가 먹은 충전 레모네이드는 30온스(887ml) 기준 350mg의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다. 에너지 음료로 유명한 '레드불'과 '핫식스'의 3~4캔, 커피 4~5잔 수준의 고카페인이다.

유족 측은 “파네라 브레드가 '충전 레모네이드'를 '다크 로스트 커피만큼의 카페인을 함유한 깨끗한 제품'이라고 마케팅하는 것은 인지했다. 하지만 매장에서는 다크 로스트 커피가 어떤 양인지, 어느 정도의 충전 레모네이드와 비교할 수 있는지 기준이 모호해 카페인 수준을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 변호사는 “이 음료에 경고문구가 포함돼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이처럼 위험한 에너지 드링크를 그런 식(애매한 설명)으로 광고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카츠가 사망 당시 큰 사이즈의 음료를 주문했으며 매장에서 무료 리필할 수 있는 회원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음료를 섭취하고 사망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태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