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입법센터, “코로나19 이후 배달 라이더 63% 소득 감소”

왼쪽부터 이승윤 중앙대 교수, 이정희 국민입법센터 대표, 강은희 서비스연맹 정책연구원장, 신석진 국민입법센터 운영위원, 박종식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
왼쪽부터 이승윤 중앙대 교수, 이정희 국민입법센터 대표, 강은희 서비스연맹 정책연구원장, 신석진 국민입법센터 운영위원, 박종식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

코로나19 이후 63%의 라이더 소득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데믹으로 접어들며 배달 플랫폼 이용자가 줄었기 때문이다.

한준호, 진성준, 강성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코로나19 이후 배달 라이더 노동환경 실태 조사 발표 및 보호방안 마련 토론회'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라이더는 일주일에 5.7일, 하루 평균 9.5시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간 총 수입은 평균 82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월평균으로는 358만원을 벌고 이 중 평균 74만원을 경비로 지출했다. 배달라이더의 고정지출 규모는 일반 노동자와 비교했을 때 큰 수준으로 나타났다.

총소득 기준으로 서울이 370만원으로 경기·인천 349만원, 비수도권 353만원보다 높았다. 배달 대행 플랫폼에서 일하는 경우 소득은 380만원으로 집계됐다. 배민, 요기요, 쿠팡이츠 등 통합형 배달 플랫폼에서 일할 때 받을 수 있는 347만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유상운송용 종합보험에 가입한 라이더는 50%에 달했다. 통합형 배달 플랫폼 기업 종사자는 48.8%, 배달 대행 플랫폼 종사자는 58.8%가 유상운송용종합보험에 가입했다.

라이더 사고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진성준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아 공개한 배달플랫폼 3사의 산재신청건수 통계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동안 2341건의 사고재해가 발생했고 이중 8명이 사망했다. 산재 신청이 가장 많은 플랫폼은 우아한청년들(배달의민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원인은 상대방 운전자 또는 보행자의 부주의 또는 실수(67.5%)가 가장 높았다. 배달시간을 줄이기 위한 무리한 운전(36.0%), 빗길, 눈길, 안개길, 돌풍 등 악천후 속 운전(9.5%) 순이 뒤를 이었다. 위험운전을 하는 이유는 '이벤트, 미션, 프로모션 완료'가 36.6%로 가장 높았다. 이후 '신속배달, 늦은 조리, 배송 실수 만회, 콜이 밀려서'가 32.1%로 뒤따랐다.

배달 라이더로서 직업 만족도는 5점 만점 중 평균 2.9점으로 나타났다. 만족한다는 응답자는 22.4%에 그쳤다.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근로시간·근로일수보다는 소득인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더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서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 형성 과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조사를 총괄한 신석진 국민입법센터 운영위원은 “지금까지 다양한 배달 플랫폼 관련 실태 조사가 진행 됐으나 이번에는 양적, 질적 조사를 대규모로 진행해 의미가 크다”며 “시급, 수수료, 배달료 등 복잡한 논의보다 보편적으로 익숙한 통상시급이라는 개념을 사용했으며 AI 알고리즘에 대한 라이더의 평가와 진단에 방점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