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가 자체 개발한 평판형 안테나로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스타링크에 이은 전세계 두 번째 상용화 제품으로 지상통신이 닿지 않는 음영지역에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한다. 인텔리안테크는 내년 3월부터 글로벌 위성연합군 유텔샛-원웹에 평판안테나를 공급한다. 사업 영역을 해상에서 지상으로 확장, 2025년 전사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인텔리안테크는 2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코마린 2023' 전시회에서 평판형 안테나 첫 번째 모델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전자식 빔 조향기술로 저궤도 위성을 추적하는 평면 패널 안테나다. 접시형(파라볼릭) 안테나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이 높은데다 항공·선박 등에 설치하기도 용이하다. 지상과 해상, 모빌리티 등 기업용(B2B) 엔터프라이즈 영역에서 사업 확장성이 크다.
성상엽 인텔리안테크 대표는 “평판안테나 상용 제품을 개발할 기술력을 갖춘 기업은 전세계에서 스타링크와 우리뿐”이라며 “개인용(B2C) 시장에 특화된 스타링크와 달리 턴키 제공이 가능한 다양한 제품력과 원천기술을 갖추고 있어 나머지 글로벌 위성통신 사업자에게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인텔리안테크는 평판안테나 시장 선점을 위해 미국 메릴랜드주에 연구개발(R&D) ADC를 설립했다. 유상증자로 조달한 500억원 중 340억원을 평판안테나 R&D에 투입하고, 벌어들인 수익의 재투자를 통해 기술 격차를 벌릴 계획이다.
인텔리안테크는 내년 3월 원웹에 공급을 시작으로 도심항공교통(UAM)과 드론, 군(軍) 등 다양한 시장 대상으로 7개 평판 안테나 제품 라인업을 출시한다. 성 대표는 “회사 주력 제품군으로 키우고 있으며 평판 안테나를 통해 내년에만 매출 1000억원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평택 공장 구축으로 생산 케파(CAPA)도 충분하다. 2025년에는 지난해(2390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전사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인텔리안테크 평판안테나를 통해 원웹 저궤도 통신 네트워크를 사용하면 망망대해에서도 원활한 고화질 동영상 시청이 가능하다. 이날 데모 시연에서 전송속도는 약 160Mbps, 레이턴시(지연시간)는 40~60㎳를 기록했다. 인텔리안테크는 속도에서 장점을 가진 저궤도(LEO)와 넓은 커버리지를 갖춘 정지궤도위성(GEO)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솔루션을 사업자에게 제공할 방침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본격적 개화를 맞은 저궤도 초고속 인터넷 시장은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 스타링크와 최근 합병한 유럽 연합군 유텔샛-원웹이 양강구도를 형성했다. 원웹은 영국, 캐나다 등 북위도에서 저궤도 통신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내년 상반기까지 전세계 100% 커버리지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서도 내년 초 서비스가 유력하다.
인텔리안테크가 생산한 평판 안테나 수요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설계부터 제조까지 엔드투엔드를 구축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데다 독보적 기술력을 가진 만큼 원웹 안테나 물량의 약 90%를 담당할 것”이라며 “또 다른 위성사업자인 SES, 텔레셋과도 안테나 공급 협상을 맺고 Ku밴드 주파수 대역도 신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 등 중동·아프리카와 대만 등 해외에서도 저궤도 위성 수요처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인텔리안테크는 최근 두바이에 영업 법인을 설립한데 이어 현지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것도 논의 중이다. 성 대표는 “원웹과 사우디 네옴시티가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고 위성통신 서비스 도입 협력을 진행 중인 만큼 안테나 수주가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우주전 대비를 위한 군 활용성도 높아졌다. 현재 미군 뿐 아니라 국방부와도 협력을 논의 중으로 군 관련 매출 구성비를 현재 7%에서 15%까지 2배로 끌어올린다.
해양에서도 해상조난안전시스템(GMDSS) 전자장비로 사업 외연을 확장한다. 성 대표는 “300톤이 넘는 배는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장비지만 현재 사업자가 일본 2개 기업 정도뿐이라 성장 잠재성이 충분하다”면서 “시장 규모만 10조원이 넘어서는 만큼 GMDSS에 R&D를 집중해 새로운 매출동력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코마린 2023'서 첫 모델 공개
-
박준호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