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 쓰레기통에서 여행 가방에 담긴 채 발견된 신원 미상의 변사체가 35년 만에 한인 여성 김정은(26)씨로 밝혀졌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조지아 수사국(GBI)은 1988년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에 조지아주 밀렌에서 발견된 변사체의 신원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사망자는 1981년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주해 온 한인 여성 김정은(Chong-Un Kim; 당시 26세). 19888년 실종 당시까지 조지아주 하인스빌에 거주했다.
김 씨가 발견된 곳은 그가 거주하던 하인스빌에서 약 110km(차로 1시간 반 거리) 떨어진 거리에 있는 지역 밀런의 젠킨스 카운티다.
그는 옷이 모두 벗겨진 채 담요와 비닐, 덕테이프로 감싸져 있었다. 그 상태로 갈색 캔버스 여행 가방에 담겨 쓰레기통에 버려진 것을 쓰레기를 수거하던 한 남성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부검 결과 사인은 질식사였으며, 발견 당시 사망한지 4~7일 정도 지난 것으로 추측됐다.
이 사건은 장기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가, 지난 2021년부터 GBI가 '콜드 케이스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수사가 재개됐다.
GBI는 당시 시신의 지문과 치아 기록을 채취해 실종자 명단과 대조하고, 몽타주를 복원해 목격자를 수소문했으나 DNA 검사 결과가 모두 불일치로 나타났다.
그러던 중 올해 DNA 회사인 오스람에 요청한 DNA 검사 결과가 결정적인 실마리를 제공한다. 오스람은 대규모 유전자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해 자신이 알지 못했던 친척을 찾아내는 업체다.
수사국은 담요에서 채취한 물질을 통해 오스람이 만들어낸 DNA 프로파일로 김 씨의 신원을 확인했으며, 이달 초 친척들에게 김 씨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고 밝혔다. 김 씨의 자매는 현재 뉴욕에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 사건이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GBI는 “김정은씨에 대해 알고 있거나 사건과 관련된 정보가 있는 제보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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