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는 부진해도 하반기는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한 정부의 이른바 '상저하고' 전망이 실물경기에서 전혀 나타나고 있지 않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11월 BSI 전망치는 90.1을 기록했다. BSI 전망치는 작년 4월(99.1)부터 기준선 100을 20개월 연속 하회하고 있다. 20개월 연속 부진은 2021년 2월 이후 최장기이다. 이달 BSI 실적치도 91.8을 기록하여, 작년 2월(91.5)부터 21개월 연속 부진했다.
11월 업종별 BSI 전망의 경우, 제조업(89.1)과 비제조업(91.1)의 동반 부진이 4개월 연속 이어졌다. 제조업은 2022년 4월(94.8)부터 20개월 연속, 비제조업은 2023년 8월(95.2)부터 4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하회하고 있다. 제조업 세부 업종(총 10개 업종) 중에서는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05.3)만 호조 전망이고, 섬유·의복(71.4) 등 나머지 9개 업종은 업황 부진이 예상된다.
비제조업 세부 업종(총 7개 업종)은 여가·숙박 및 외식(100.0)과 전기·가스·수도(100.0)가 기준선에 걸쳤고, 정보통신(82.4) 등 나머지 5개 업종은 업황 부진이 전망된다.
추광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국내기업들은 경기부진 장기화,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등의 대외불확실성으로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라며, “대외 리스크의 국내 파급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비책 마련을 선제적으로 강구하고, 기업들의 경영활력 제고를 위한 내수·수출 촉진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