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은 이미 충분한 가치와 기회,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해석할 수 있는 인재와 전통을 존중하면서 스스로 발전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스페인 마드리드 퓨전의 설립자인 '호세 카를로스 카펠(Jose Carlos Capel)'이 한식의 가치와 발전 방안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세계 유명 셰프들과 식음료 전문가, 외식 기업인 등 200여명이 한 자리에 모여 한식 세계화에 대해 논의하는 장이 마련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 주최로 서울 성북동에 위치한 삼청각에서 26일 열린 한식 콘퍼런스는 △한식의 글로벌 가치 및 발전 방안 △새로운 미래 브랜딩 △글로벌 한식 인재양성 등 3가지 주제로 심도 있는 발표와 토론을 펼쳤다.
세계 미식 권위자인 호세 카를로스 카펠은 미식 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요리 행사인 마드리드 퓨전의 역사를 소개하며 한식의 발전 방안에 대해 시사했다. 그는 “마드리드 퓨전은 세계 최정상 셰프와 식품업계 CEO들이 최신 조리법과 트렌드를 소개하는 자리”라며 “한식 또한 다양한 국제 행사를 통해 지속적인 미식 정보를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함으로써 글로벌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표가 끝난 이후에는 태국 '르 두'의 메인 셰프 티티드 타사나카존과 한국 '스와니예'의 이준 셰프가 참석해 미식행사의 중요성과 이 행사로 파생되는 관광, 수출, 문화 브랜딩 등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 토론했다. 이준 셰프는 한식을 한국 식문화 전체를 아우르는 개념으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이 셰프는 “한식을 보는 시각이 과거에 얽매여있거나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방향과 도전을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고 한식을 하나의 음식이 아닌 한국 분화를 담은 한국의 음식으로 표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미래 브랜딩'을 주제로 한 발표에선 홍콩 '베아'와 '윙'의 셰프 비키 쳉이 진행했다. 그는 “미식 브랜딩에 있어 혁신적인 아이디어만큼 중요한 것은 음식의 고유한 가치를 지키는 것”라며 “치열한 요리 업계에서는 정통의 맛과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차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세션은 스페인 바스크 조리학교 호세 마리 아이제가 이사장이 글로벌 한식 인재양성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미식 양성소인 바스크 조리학교에서는 요리는 물론 호스피탈리티(Hospitality) 산업, 미식 과학 등 전방위적인 교육과 훈련을 제공한다”며 “교육기관의 전문과목 개설과 다양한 실습 교육뿐 아니라, 요리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법과 연구를 통해 경쟁력 있는 미식 전문 인력을 양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 현장에는 콘퍼런스가 끝난 후 참가자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도 준비됐다. '밥돌이 포토부스'에서는 무료 사진 촬영이 진행됐으며 콘퍼런스 만족도 설문조사 이벤트에 참여하는 참가자에게는 에코백과 함께 한식진흥원 캐릭터인 밥돌이 마그넷, 떡 선물세트 등 다양한 기념품을 증정했다.
임경숙 한식진흥원 이사장은 “한식 콘퍼런스를 발판으로 세계 무대에서 한식의 인지도를 제고하고 한식이 지닌 가치를 확산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한식이 하나의 글로벌 미식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는 다양한 행사와 사업 활동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