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초반 일본 해역에서 발견된 '인어 미라'의 정체가 120년 만에 밝혀졌다. 원숭이와 양서류, 물고기의 사체를 조합해 만들어진 미라였다.
25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지난 1906년 미국의 한 선원이 일본 해역에서 발견했다며 미국 오하이오주 클라크카운티역사협회에 기증한 이른바 '인어 미라'가 가짜로 밝혀졌다.
이 미라는 마치 사람 같은 생김새의 작은 머리와 찌푸린 얼굴, 흰 머리카락, 날카로운 이빨, 뾰족한 손발톱과 물고기 비늘이 선명한 하반신 등 기괴한 생김새로 주목을 받았다.
미국 노던 켄터키 대학교 방사선사 조셉 크레스는 이 '인어'의 정체를 밝히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고, 엑스레이 촬영과 CT 스캐닝 등을 통해 최소 3개의 다른 종(種)이 섞인 가짜로 판별했다.
머리와 몸통, 팔 등은 원숭이 것이며, 손은 악어나 도마뱀 같은 양서류의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물고기 꼬리가 결합됐다고 밝혔다.
크레스 박사는 “프랑켄슈타인 스타일로 결합됐다”면서 다만 미라에 사용된 동물의 정확한 종을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클라크카운티역사학회의 나탈리 프리츠는 “이 같은 미라가 대중화된 '속임수'”라면서 “사기꾼으로 불려온 기업가이자 엔터테이너인 P.T 바텀(1810~1891)도 1865년 당시 뉴욕 아메리칸 박물관에 비슷한 가짜를 전시한 적 있다”고 전했다.
일본에는 '인어'(人魚)의 살을 먹으면 '불로불사'(不老不死)를 얻을 수 있다는 등 관련 설화가 다수 존재한다.
이 때문인지 일본에서 유독 인어 발견 신고가 많이 나온다. 하지만 지난 2월에도 일본 아사쿠치의 한 사원에서 숭배하던 인어 미라가 천과 종이, 물고기 비늘, 동물의 털로 만든 가짜로 판명난 바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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