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을 위해 후보물질을 발굴, 기술이전 수출 성과를 냈지만 권리가 반환되는 일이 올해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신약개발 과정이 워낙 어려운 만큼 기술이전 성과가 늘수록, 계약 파기 확률도 높아지는 셈이다.
최근 JW중외제약은 파트너사 레오파마에게 아토피 피부염을 치료하는 신약후보물질 '이주포란트(LEO 152020)' 권리를 반환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JW중외제약은 2018년 레오파마에 JW1601 물질을 기술이전했고, 레오파마는 이주포란트라는 이름으로 변경해 개발해왔다.
이주포란트는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히스타민 H4 수용체에 작용해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하는 면역세포 활성과 이동을 차단하고, 히스타민 신호전달을 억제하는 기전의 신약 후보물질로 주목받았다. 아직 세계적으로 히스타민 H4 수용체 길항제는 성공 사례가 없다. JW중외제약은 글로벌 임상 2a/b상 결과가 아쉽긴 하지만,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한 만큼 새로운 적응증으로 탐색한다는 방침이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이 물질을 갖고 다른 질환쪽으로 탐색연구를 해왔고, 앞으로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JW1601 적응증을 확대하기 위해 노인성 황반변성, 알러지성 결막염 등 안과질환 연구를 진행 중이다.
유한양행은 앱클론에서 기술 도입한 면역항암제 항체 4개 물질 중 2개를 지난 8월 반환했다. 2016년, 2018년에 기술이전과 공동개발 계약을 맺었지만 최근 2개 물질을 반환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남은 2개 물질만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앱클론 관계자는 “현재는 회사 주력 연구개발은 CAR-T 치료제인 AT101이기 때문에 여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반환물질의 새로운 파트너십 모색은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고, 추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바이오랩은 지난 7월 한국콜마홀딩스에 기술이전한 'KBL382' 등 2종의 면역질환 신약 후보물질 권리를 반환받았다. 고바이오랩은 한국콜마홀딩스 내부 사업전략 변경에 따라 반환됐다고 밝혔다. 고바이오랩은 KBL382 자체 임상개발과 새 파트너십 구축 등을 물색키로 했다.
신약개발 과정에서 후보물질이 기술이전 됐다 반환되는 경우는 흔한 일이다. 한미약품은 2011년 이후 체결한 기술수출 계약 중 5건 이상이 반환됐다. 2019년 얀센은 한미약품에 비만 당뇨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반환했다. 한미약품은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적응증으로 개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변경에 성공, 2020년 미국 MSD에 기술수출했다.
SK바이오팜도 SK그룹 시절 '솔리암페톨'을 2000년 J&J에 기술이전했지만 임상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면서 권리반환됐다. 이후 SK그룹이 수면장애·수면무호흡 치료제로 재개발, 2019년 3월 FDA 판매허가를 받는 성과를 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이전됐다 반환되는 것은 아쉬운 일이긴 하지만 성장할 수 있는 하나의 경험이 된다”면서 “글로벌 빅파마의 경우 파이프라인 수백개가 있지만, 신약이 되는 것은 손에 꼽을 정도기 때문에 그만큼 신약개발은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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