긱 이코노미(Gig economy). 이전까지는 매우 생소한 용어였지만 최근 2~3년 노동의 유연화 요구와 함께 대두되며 이제는 사회 전반적으로 통용되는 경제용어로 자리잡았다.
청소, 건설, 요양 등의 인력중개시장에 국한돼 있던 플랫폼 노동의 영역이 경영전략, 신사업, 정보기술(IT), 마케팅, 재무, 영업 등 고숙련 화이트칼라 직종으로 확대된 시기와도 맞물린다. 프로젝트 단위로 수천 개 기업에 검증된 비즈니스 전문가를 연결한 탤런트뱅크는 한국에 긱 이코노미 시장을 태동시킨 핵심 플레이어 중 하나였다고 자신한다.
최근 프리랜서 혹은 N잡러 활동 무대가 기업 대상의 비즈니스 프로젝트 단위로 확장됐다. 이제는 긱 카테고리 안에서도 더욱 기업 중심으로 전문가 매칭 서비스를 고도화한 '전문가 네트워크 서비스(ENS Expert Network Service )' 시장이 한국에서도 커질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세계적으로 20년 동안 100개 이상 ENS 회사가 탄생했다. GLG, 가이드포인트, 알파사이츠, 써드브릿지, Inex One 등 빅5를 중심으로 매년 평균 18%의 폭발적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 해 기준 글로벌 ENS 시장 매출 규모는 22억달러에 달한다. 2028년에는 61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NS가 기업 경영 활동에 필수 솔루션이자, 뗄 수 없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볼 수 있다.
기업은 수시로 의사 결정의 순간에 놓인다. 그것을 자체 판단만으로 끝내는 오류를 범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실시간으로 전문가를 직접 연결하는 ENS는 마치 나만의 수행비서처럼 혹은 내가 원하는 콘텐츠를 원하는 순간에 바로 꺼내볼 수 있는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처럼 비즈니스에 활용할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기업은 ENS를 통해 간단한 설문 인터뷰부터 경영자문, 시장분석, 워크숍, 회의 등 비즈니스 문제 해결에 필요한 모든 전문가 상품을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만큼만 꺼내쓸 수 있다. 이를 통해 의사 결정의 속도와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경쟁사보다 빠르게 앞서 사업을 펼칠 때 가질 수 있는 경제적 이익과 효율성은 자연스레 따라오는 결과물이다.
한국은 아직 ENS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미미한 수준이다. 글로벌 ENS 기업이 지사를 설립해 진출했지만 국내 기업을 클라이언트로 상대하기보단 국내 재직 중인 대기업 종사자를 전문가로 섭외하기 위한 용도가 더 크다.
국내에도 점차 기업간거래(B2B) 전문가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업체가 늘고 있는 점은 국내 기업의 원활한 서비스 이용을 위해 긍정적 흐름이다. 리멤버가 지난해 인수한 이안손앤컴퍼니를 비롯해 크몽 엔터프라이즈 등이 있다. 탤런트뱅크 또한 실시간 영상 자문 서비스 '원포인T'를 바탕으로 본격적 ENS 기업으로 도약을 위한 재정비에 착수했다.
정규직 채용이라는 전통적 방식의 고용으로 해결할 수 없는 기업 문제의 대안으로 긱 워킹이 떠올랐듯 긱의 넥스트 레벨이라고 할 수 있는 ENS가 국내 기업의 성장 파트너로 서게 될 날이 머지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민균 탤런트뱅크 대표 mkkim@hu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