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기 인제엔젤투자클럽 클럽장은 다음 달 20일 경남 창원에서 열리는 동남권 스타트업 'IR데이' 준비에 한창이다. 경상남도에 위치한 8개 엔젤투자클럽이 모여 도내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하고 투자 유치까지 연계하는 행사다. 수도권과 투자 격차를 해소하고 창업자에게 엔젤 자본 투입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IR데이를 마련하고 있다. 이 클럽장은 “경남에는 제조업 기반의 우수기업이 많이 있다”면서 “지역 기업인에게 유망 스타트업을 알리고 성공의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 IR데이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지역 단위 초기투자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엔젤투자자의 활동이 주목받고 있다. 초기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경영 조언을 넘어 인적 네트워크 공유, 판로 개척 지원 등으로 지역 창업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엔젤투자는 자기자본으로 직접 또는 개인투자조합을 통해 창업 초기 유망기업에 위험자본과 경영 노하우를 제공하는 행위다. 의사, 변호사, 교수 등 전문직 종사자가 엔젤투자클럽을 구성하는 개인형 엔젤투자자가 흔히 알려져있지만,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 산학연협력기술지주회사 등도 법인형 엔젤투자자에 해당한다.
엔젤투자의 순기능은 초기 기업이 보유한 아이디어가 제품과 서비스 출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자금과 컨설팅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특히 지역 엔젤투자자는 투자설명회를 지속 개최하며 투자자와 유망 기업을 연결하고 있다. 호남 유망기업 대상 IR데이를 지금까지 23회 개최한 기백파트너스가 대표적이다. 기백파트너스는 광주 중견기업 2세 경영인들이 모여서 만든 투자회사다. 지역 유망 기업에 누적 약 160억원을 투자했다.
김현철 기백파트너스 대표는 “조만간 지역 중견기업과 유망기업이 인수합병(M&A)을 앞두고 있는 등 지역 경제에 혁신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ABL기술사업협동조합은 충남지역 인공지능(AI) 인재 발굴을 위해 경연대회를 열고 있다. AI 관련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과제를 제시하며 산학연계를 유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ABL협동조합은 호서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MOT) 수료 기업인들이 지역 스타트업 육성과 교류를 이어가고자 설립했다.
지역 엔젤투자자의 역할은 단순 투자와 네트워킹을 넘어 판로확대까지 이어진다. 울산 액셀러레이터 이노빌드랩은 최근 중국 산시성 대상 산업교류회를 개최해 두 지역 자동차 부품기업 연결을 지원했다. 이노빌드랩은 또 중국,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등 국빈 방문 선물로 활용되며 가치를 인정받은 '클로이수'의 내년 서울 갤러리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송봉란 이노빌드랩 대표는 “엔젤투자자에게 주어지는 소득공제 혜택을 활용해 지역기업을 육성해보자는 취지로 뜻을 모았다”면서 “지역 우수기업을 육성·발굴하며 창업 생태계의 마일스톤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