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들이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세 순이자마진(NIM) 하락을 피하지 못하며 3분기 실적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4대 금융지주(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는 합산 순이익 4조422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과 비교해 10% 가량 하락했다. 누적 당기 순이익 합계는 14조6049억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 누적 당기 순이익은 KB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2%, 4.2% 성장한 반면,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11.3%, 8.4% 역성장했다.
KB금융은 3분기 지배순이익 1조3738억원, 연간 누적 순이익 4조3704억원을 기록했다. NIM이 조달금리 상승에 하락 전환했지만 1bp 떨어지는 수준으로 방어했다.
하나금융은 3분기 9570억원 순익, 누적 당기순이익 2조9779억원을 내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지주사 설립 이후 3분기 누적 최대 실적에 해당한다. 수수료이익(1조3825억원)과 매매평가익(7876억원) 영향으로 누적 비이자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25.5% 증가했다. 그룹 NIM은 1.79% 기록했다.
신한금융은 이번 분기 일회성 요인이 크게 반영됐다. 대손비용(786억원), 판매관리비(은행 희망퇴직 743억원), 영업외비용(증권 자회사 사모펀드 사적 화해 1200억원)를 3분기에 인식했다. 이로 인해 순익은 전분기 대비 3.7% 하락한 1조1921억원을 냈다. NIM은 1.63%를 기록하며 전분기(1.64%) 대비 1bp 떨어졌다.
우리금융은 3분기 순익 8994억원을 내며 컨센서스를 살짝 상회했지만 4대금융지주 중에서는 결국 꼴지가 됐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4383억원을 기록했다. 그룹 NIM은 1.81%, 은행 NIM은 1.55%%로 전 분기 대비 4bp 하락했다. 조달금리 상승, 이란 예금 인출 영향을 받았다. 또한 핵심저비용성 예금 비중이 하락했고 대출 취급 경쟁이 심화된 것도 실적 악화에 기여했다.
우리금융 3분기 순익은 직전 분기와 비교할 때 43.9% 증가했으나, 이는 충당금전입액을 줄인 것에서 기인하는 만큼 부진 회복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우리금융은 지난 2분기 5560억원 충당금을 쌓았으나 올해 3분기에는 이를 2610억원으로 절반 수준까지 낮췄다. 여기에 금호타이어 관련 충당금이 700억원 가량 환입되며 당초 예상됐던 선제적 대손충당금 850억원(코로나19 만기연장 등)을 일부 상쇄하는 효과를 내 순익이 크게 증가했다.
은행 이자이익 기여도가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우리은행의 NIM도 2022년 4분기 1.68% 이후 지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번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도 현재 1.6%(은행누적기준)인 NIN을 2024년 1.5%수준으로 낮춰 잡았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우리은행의 기업대출 성장 전략을 고려하면 다소 강하게 보수적으로 생각되지만, 아직 사업계획 수립 전인만큼 가이던스는 추후 수정될 여지가 있고 적어도 향후 마진 기대감을 낮출 필요는 존재한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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