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벗겨진 채 하마스에 끌려간 20대 여성, 결국 '사망'

부모 “고통 짧았으니, 차라리 다행” 슬픈 안도

샤니 룩. 사진=샤니 룩 인스타그램 갈무리
샤니 룩. 사진=샤니 룩 인스타그램 갈무리

지난 7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기습 당시, 의식을 잃은 채 반나체 상태로 납치됐던 20대 독일계 이스라엘 여성 샤니 룩(22)이 결국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외무부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샤니 룩이 살해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소식을 전해야 하는 것이 끔찍하다”며 “그가 겪었을 공포를 헤아릴 수 없다”고 사망 소식을 발표했다.

샤니 룩은 지난 7일 이스라엘 남부 레임 키부츠(농업 공동체)에서 열린 음악 축제 행사장에 있다가 하마스의 공격 이후 실종됐다.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샤니로 추정되는 여성이 의식을 잃고 옷이 반쯤 벗겨진 상태로 하마스 픽업트럭 뒤에 끌려가는 모습이 공유됐다. 엎드린 상태로 있어 얼굴은 나오지 않았지만 가족들은 문신과 드레드 헤어(레게머리)로 여성이 샤니라는 것을 확인했다.

움직임이 없는 모습에 이미 사망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했지만, 샤니의 가족은 그가 살아있을 것이라고 믿으며 그를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납치 3주만에 안타까운 사망소식이 전해졌다. 이스라엘군 방위군(IDF)과 인명구조대 자카는 두개골뼈 조각 하나를 발견했으며 여기서 채취한 DNA가 샤니의 것과 일치한다고 통지했다. 이스라엘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발견된 벼 없이는 사람이 생존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사망으로 결론지었다.

샤니의 가족도 사망 소식을 접했다. 어머니 리카르다는 “불행하게도 어제 딸이 더 이상 살아있지 않다는 소식을 들었다. 다시는 그를 볼 수 없음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면서도 “하지만 적어도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알 수 있고, 일종의 '종결'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안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아버지 니심도 “차라리 행복하다”며 비통한 안도를 내비쳤다. 그는 “샤니가 매 순간 총소리가 들리고 온 땅이 흔들리고, 먼지가 쌓이는 가자 지구 아래에 있는 터널에 누워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기쁘다”며 “우리는 이제 딸이 죽었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가 더 이상 고통받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살인범들이 오기 전까지 기쁘게 즐기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