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넘어 헬스케어·건축 적용
부품과 미래 사업 양대축 육성
LG전자가 기능성 소재 브랜드로 '퓨로텍(Puro Tec)'을 잠정 확정했다. LG가전 경쟁력을 높인 핵심 소재를 넘어 미래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책임질 성장 동력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퓨로텍은 'Pure(오염되지 않은)'와 'Protect(보호하다)' 'Technology(기술)'의 합성어로 상품을 깨끗하게 보호하는 소재 기술의 의미를 담았다. LG전자가 기능성 소재 사업화 품목으로 지목한 항균·수용성 유리 파우더를 포괄하는 브랜드명으로 이르면 연말부터 본격 마케팅에 들어간다.
사업화를 위한 조직 정비와 글로벌 홍보도 시작했다. LG전자는 지난해 기능성 소재 사업화에 착수하며 전담 테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이후 H&A사업본부 산하 기능성소재사업실로 승격한 데 이어 지난해 말 정관 변경을 통해 '유리 파우더 등 기능성 소재 제작 및 판매업'을 추가했다.
LG전자는 최근 기능성소재사업실 소속 사업기회 발굴, 신사업 기획 등을 위한 사업개발 분야 경력직 채용에 나섰다. 이와 함께 제조 및 공정 분야 기술 전문가까지 확보에 나서며 전방위 전문가를 채용 중이다.
기능성 소재를 활용한 B2B사업 개시를 알리기 위해 최근 글로벌 공식 홈페이지에 '신소재(Advanced Materials)' 카테고리도 신설했다. 항균 유리 파우더 특장점, 항균 작용 원리, 적용 가능한 소재와 산업군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LG전자가 기능성 소재 사업 아이템으로 꼽은 것은 '항균 유리 파우더'와 '수용성 유리 파우더' 등이다. 유리 파우더는 유리를 분쇄해 얻는 미세한 입자로, 화학적·열적·변색 안정성과 우수한 내구성이 특징이다. 항균 유리 파우더는 세균, 박테리아, 곰팡이 등 미생물 번식을 막고, 수용성 유리 파우더는 물에 녹으면 무기질 이온 상태로 변해 친환경적이다.
LG전자는 1996년 유리 파우더 연구를 시작한 이래 독자 기술을 확보, 2013년부터 자사 오븐 등에 적용했다. 현재는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에어컨 등에 항균 유리 파우더를 쓰고 있다.
그동안 자사 가전에만 적용한 것을 넘어 외부 사업화를 추진하는 것은 축적한 기술에 대한 자신감과 미래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LG전자가 보유한 기능성 소재 관련 특허는 219건에 이른다. 여기에 코로나19 유행 이후 헬스케어, 포장, 건축자재 등 영역에서 관련 수요가 높아 성장 전망도 밝다. 이들 소재를 포함한 올해 신개념 기능성 소재 글로벌 시장 규모는 24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는 미래 성장 동력으로 B2B 사업을 점찍었다. 기능성 소재사업은 가전 부품사업과 함께 가전 영역 B2B 사업을 책임질 기대주다. LG전자 관계자는 “기능성 소재는 단순히 사업 가능성을 넘어 고객 건강증진과 친환경이라는 가치를 실현할 요소로도 중요한 영역”이라며 “장기적으로 고객가치 실현과 B2B 신성장 동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